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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마크롱이 '문바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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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문바마(Moon-bama)'.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문재인 대통령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 빗댄 표현이다. 임기 말까지 높은 인기를 누린 오바마 전 대통령만큼 문 대통령의 인기가 뜨겁다는 뜻이다. 이런 보도가 나온 게 지난달 24일이다.

지난달 22∼26일 여론조사(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2.0%포인트)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84.1%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달 뒤인 지난 20~22일 여론조사(전국 1004명, 응답률 2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79%였다. 26일에는 74.2%로 2주 연속 하락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은 인사파동이다.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가운데 37%가 그 이유로 인사문제를 꼽은 것이다. 인사청문 대상자들과 관련해 의혹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호의적인 여론이 취임 직후보다 소폭 늘었다. 지난달 7일 대선과 지난 18일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마크롱 대통령의 취임 첫주 국정지지율은 62%를 기록했다.


마크롱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정치개혁에 나서 지난 1일 정치개혁 입법안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의회 의원이 자녀ㆍ부모ㆍ배우자 등 직계 가족을 보좌관으로 앉히는 게 전면 금지되고 의원의 3연임은 제한된다. 정치 불신을 잠재우고 의원의 부패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25일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64%가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취임 직후인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인기도가 이처럼 높은 상황에서 신임 장관 4명은 각종 비리 의혹에 휘말려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과 총선에서 압승했음에도 검찰과 언론의 인사검증 작업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마크롱 대통령은 비리 의혹에 휩싸인 인사들을 감싸지 않았다.


오랫동안 침체로 치달았던 프랑스 경제는 새 정부 들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프랑스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02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소비자신뢰지수란 소비자 개인의 재무상황과 전체 경기에 대한 의견을 물어 작성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비자들이 경기상황을 낙관한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증가폭도 예상치 0.3%를 웃돈 0.4%로 집계됐다. 1분기 실업률은 전분기보다 0.4%포인트 떨어진 9.6%를 기록했다. 2012년 이래 처음으로 10%선에서 벗어난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의 인기를 조명한 서울발 기사에서 "새 지도자들이 임기 초반 '밀월' 기간을 즐기게 마련이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낙관론은 흔치 않은 사례"라며 "이는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와 소비자신뢰지수 개선에서도 나타난다"고 전한 바 있다. WSJ는 그 힘을 문 대통령의 격의 없는 소탈함에서 찾았다.


세계 굴지의 경영대학원인 런던비즈니스스쿨(LBS) 연구진은 지난 12일 온라인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 불확실성 시대에는 유권자들이 '힘 있는(dominant)' 지도자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힘 있는 지도자란 맞바람에 용감히 대면하며 미래의 성공기회를 확대하는 능력자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끝까지 힘 있는 '문바마'로 기억돼야 한다. 그러나 여론의 인사검증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 힘 있는 지도자라면 그 힘은 '아집'일 뿐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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