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았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경쟁사 인재 영입이 빛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17 신차품질조사(IQS)'에 따르면,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국 진출 첫해 포르쉐를 제치고 고급차 부문 품질 1위에 올랐다. 기아자동차도 2년 연속 품질 1위 브랜드에 선정됐다.
이 같은 성과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품질우선주의가 밑바탕이 됐다는 평이다. 품질을 위해서라면 경쟁사의 인재 영입도 과감히 추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의 영입이다. 아우디 출신인 슈라이어 사장은 2006년 정 부회장의 삼고초려 끝에 기아차로 영입됐다. 그는 기아차에 호랑이코 그릴 등 패밀리룩을 만들어내고 쏘울과 K시리즈 등을 연이어 성공시켰다. 2013년부터는 현대차 디자인까지 총괄하며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을 완성했다.
2014년에는 고성능차에 필요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차 담당 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BMW 고성능 버전인 M의 기술 책임자로 30년간 고성능 차를 개발해온 세계 최고 전문가다. 지난달 출시한 기아차 고급 스포츠 세단 스팅어 역시 비어만 사장과 슈라이어 사장의 합작품이었다. 현재 비어만 사장은 현대차 고성능 N브랜드의 첫 양산 모델인 i30 N의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힘쓰고 있다. i30 N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본선'에 출전해 완주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디자인 전략과 방향성을 수립하기 위해 2015년 폴크스바겐그룹의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와 람보르기니 출신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각각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 제네시스전략담당(전무)에 임명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벤틀리 외장 과 선행디자인 총괄인 이상엽 씨를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 담당 상무로 영입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과 품질을 강화했다.
이밖에 현대차는 지난 6일 사이먼 로스비 폴크스바겐 중국디자인 총괄을 현대차 중국기술연구소 중국디자인담당 상무로 임명했다. 로스비 상무는 중국 자동차 디자인 업계 최고 전문가다. 10년 가까이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연구하고 이를 차량 디자인에 반영해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중국 시장 특성을 반영한 현지 전략 모델의 디자인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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