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지난달 실업자 수가 5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하며 ‘백수 100만시대’가 고착화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자 수 증가폭은 연초 전망치를 훨씬 웃돌고 고용률·실업률 모두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어, 새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법적요건인 ‘대량실업’을 충족하느냐 여부로 새 정부와 야당의 입장이 명확히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는 2682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만5000명 늘었다. 40만명대를 기록한 전월 대비로는 낮지만 4개월 연속 30만~40만명대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연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을 26만명대로 내다본 바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16만2000명), 교육서비스업(+8만명), 부동산임대업(+5만8000명) 등에서 취업자 수가 늘었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 수(-2만5000명)는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다. 기계·식품 등 수출에 힘입은 일부 제조업의 고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월 전체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0명 줄어든 100만3000명을 기록했다. 올해 1월(100만9000명)부터 2월 1350만명, 3월 114만3000명, 4월 117만4000명 등 5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이 늘어나며 백수 100만 시대가 고착화된 셈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고용지표는 모두 개선세다. 5월 실업률은 3.6%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청년(15~29세)실업률 역시 0.4%포인트 감소한 9.3%를 나타냈다. 청년실업자는 1만5000명 줄어든 41만9000명으로 집계돼 50만명선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달 고용률은 61.3%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0.7%포인트 상승한 67.0%를 기록했다. 청년고용률(43.4%)도 0.7%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지표 개선세는 야3당을 중심으로 일자리 추경에 대한 반대여론을 확산시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야3당은 이번 추경안이 법적요건에 맞지 않고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반면 새 정부는 청년실업이 국가적 재난만큼 심각하고, 대량실업 시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돼 있으니 요건을 충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5월 고용지표가 좋은 흐름인 것은 맞지만 고용보조지표3 등의 지표를 보면 확실하게 좋아졌다고 평가하기에 이르다”고 설명했다.
5월 실업률은 1년 전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오히려 아르바이트를 하며 구직활동 중인 학생, 공무원시험준비생, 경력단절여성 등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인 고용보조지표3(11.0%)은 전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공식적인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 구직단념자(50만2000명, +8만2000명)와 취업준비자(73만5000명, +8만5000명) 등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5월 취업자 증가는 건설업 일용직 증가 등에 기인하며, 20대 중심의 청년 취업애로 심화 등 고용의 질적 개선이 미흡하다"며 "추경 등 적극적 거시정책, 청년 등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중소·창업기업 지원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고용의 질 개선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추경으로 11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각각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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