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SKT에 이어 KT도 와이파이 개방
문 대통령 '와이파이 프리 대한민국' 공약
국정위, 통신비 절감 압박에 이통3사 발맞춰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이동통신3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에 발 맞춰 자사의 와이파이를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자사 와이파이 접근장치(AP)를 개방한데 이어 가장 많은 AP를 보유한 KT까지 이에 동참한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8월 중 전국 10만 규모의 와이파이 AP를 전국민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이미 LG유플러스는 2012년 자사의 와이파이 AP 7만9140개를 전면 개방했으며 SK텔레콤도 최근 전국 와이파이 AP 13만8073개 중 약 43%인 6만여개를 개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8대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통사가 무선인터넷 와이파이를 공유하고, 통신사가 보유한 와이파이 존이 없는 곳은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함께 공공 와이파이존을 신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012년부터 진행해 온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주민센터, 전통시장, 복지시설, 보건소, 터미널 등 서민·소외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이에 많은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 정부 재원으로 확충해야 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이동통신사들이 자사 고객만을 위해 운영 중인 와이파이 AP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2017년 1월 기준 이통3사의 상용 와이파이 접속장치(AP) 현황은 40만6021개에 달하는 반면 공공 와이파이 AP는 총 3만개 수준이다.
특히 가장 많은 AP를 보유한 KT가 와이파이 개방에 동참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현재 KT는 19만여개의 와이파이 AP를 보유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14만여개, LG유플러스는 8만여개를 각각 운영 중이다.
당시 KT 관계자는 "와이파이 차별화 전략으로 민영화 이후 경쟁사 대비 품질 유지 투자를 해왔다"면서도 "고객 체감 품질과 투자 및 운영 효율성 등을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가계 통신비 인하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결국 KT는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권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는 재차 기본료 폐지에 대한 방안을 가져오라고 미래창조과학부에 지시한 상태다.
이에 8월부터 이동통신3사 고객들은 통신사와 관계없이 구축된 와이파이 AP를 통해 무료 인터넷을 쓸 수 있다. 다만 접속 후 일정 시간 맞춤형 광고를 시청해야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는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는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정기획위가 통신비 인하로 미래부를 압박하자 결국 사업자들이 각종 통신비 경감 방안을 내놓고 있다"며 "와이파이 시작 전 동영상 광고 수익과 함께 LTE 트래픽 쏠림 현상도 기대할 수 있어 이동통신사로서 큰 피해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2017년 4월 와이파이 트래픽은 약 1만4108테라바이트(TB)로 2014년 4월 7309TB 대비 3년간 약 2배 가까이 늘어 이용자들의 꾸준한 와이파이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와이파이를 통한 동영상 이용시간은 전체 동영상 이용시간의 90.7%에 달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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