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탈북여성 송환해야 이산가족 상봉 가능"

조평통 고위관계자 AFP통신과 인터뷰

美 국무부 "북한 인권 상황 우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북한이 한국내 탈북여성 13명의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의 선결조건을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대선 공약으로 이산가족 전원 상봉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 사업을 담당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고위관리인 김용철은 7일 평양에서 AF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앞서 작년 탈북한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 12명과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탈북여성 김련희 씨를 즉각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 식당(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 12명은 지난해 4월 남성 지배인 1명과 함께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귀순했다. 이보다 앞서 2011년 9월 한국에 입국한 김 씨도 탈북 의사가 없었다며 현재 북쪽으로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김용철은 "지금 이 순간 이산가족상봉보다 다른 문제가 훨씬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여성 종업원 12명과 김련희가 한국에 강제로 구금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련희와 여성 12명이 즉각적으로 송환되지 않는다면 인도주의적 협력은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내세우는 원칙이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한국 정치권이 오는 8월 광복절 무렵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기로 최근 합의한 상황을 전하며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분석했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5년 10월 20차 행사를 끝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북한 조평통 고위관계자의 이 같은 언론인터뷰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레이스 최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국은 북한 인권 상황과 북한 난민, 망명 희망자에 대한 처우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탈북자를 보호하고 이들을 위한 장기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른 나라들은 물론이고 유엔인권이사회,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 기구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