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 금천구의회 본회의장서 금천구청소년의회 개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청소년이 만드는 의회와 정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깨어 있는 시민으로 성장해 나가는 금천구 청소년들의 의미있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금천구(구청장 차성수)는 10일 오전 10시 금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대 금천구청소년의회가 개원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제2대 금천구청소년총선거를 통해 ‘할수있당’, ‘똑같이위풍당당’, ‘밝은미래당’, ‘꿈클당’등 총 4개 정당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20명의 청소년 의원이 의정 활동에 나선다.
금천구 관계자는 “청소년의 사회 참여가 아직 이르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촛불혁명과 조기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사회가 변하기 시작했다”며 “금천구청소년의회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제1대 금천구청소년의회는 다양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9월 임시회를 열고 주민참여예산 교육·청소년 부문 예산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청소년의회가 심의한 사업은 평생학습관 시설개선, 청소년 노동 인권 교육 프로그램, 청소년 커뮤니티 구성,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등 총 9개 사업 1억7150만원이다.
금천구 관계자는 “청소년의회가 정책을 제안하거나 모의의회를 열어 의안을 심의한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청소년의회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설치, 예산을 직접 심의하는 사례는 전국 최초”라고 말했다.
지난해 지자체 최초로 청소년총선거를 해 청소년 자치의 큰 획을 남긴금천구 청소년들은 올해 처음으로 정부를 구성했다.
금천구청소년의회에 내각, 이른바 ‘마을정부’를 설치했다. 지난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제1당에서 ‘마을총리’가 나왔다. 마을총리는 청소년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마을장관’을 지명하고 의회로부터 승인을 받는다.
마을정부의 구성은 직선제로 뽑힌 청소년의회라도 할 수 있는 권한이 많지 않고 스스로 만든 공약을 실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문제점에서부터 출발했다.
제2대 금천구청소년의회는 지난 의회의 평가와 반성을 통해 청소년의회로서 실천력을 높이고자 했다.
마을정부를 만들고 청소년의회와 마을정부가 협력해 공약을 실행하고자 계획했다. 청소년마을총리와 장관은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고, 의회는 총리와 장관을 지지하고 그 직무가 잘 수행되는지 견제하게 된다.
금천구 최초 마을총리로 당선된 오경선(밝은미래당, 동일여고2) 학생은 “청소년의 피부에 와 닿는 맞춤형 정책으로 내각을 이끌겠다”며 “학교 간 동아리 교류 기회를 넓히고 청소년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만들어주고자 청소년 주도로 ‘희망의 소녀상’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을총리는 5개부를 설치하고 5명의 장관을 지명했다.
마을정부는 ▲평화소녀상 건립과 청소년들의 바른 역사의식 고취에 힘쓰는 ‘루미토리부’ ▲다양한 학교들이 모여 체육 교류활동을 추진하는 ‘샤부샤부’ ▲청소년 선거권 확대를 요구하는 ‘깜냥깜냥부’△청소년 인권 신장에 힘쓰는 ‘팝팝부’ ▲청소년들의 꿈을 펼쳐나갈 새로운 공간을 발굴하는 ‘꿈나르샤부’등으로 구성됐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청소년은 더 이상 민원의 주체가 아니다. 스스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청소년총선거에 참여하여 청소년의회에서 주장하고 마을정부에서 실행하면 된다”며 “청소년의회를 통해 행동하는 양심, 깨어 있는 시민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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