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2014년 6월 이후 최장 랠리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5월 말 기준 외환 보유액이 3조536억달러로, 전월 대비 240억달러 늘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조460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올해 1월 처음으로 3조달러가 붕괴됐던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2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6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위안화 환율 안정과 함께 당국의 자본 유출 통제가 주효했으며 달러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연내 위안화 환율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 공산당이 올 가을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금융시장 안정을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리징 JP모건 중국시장 주석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인민은행은 (올해 중국의 가장 큰 정치 행사를 앞두고) 위안화 환율이 큰 폭으로 움직이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환율은 연중 내내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외환 당국은 위안화 환율 안정이 안정을 되찾고 외환 곳간도 다시 차면서 미국 국채 '매도'에서 '매수'로 포지셔닝을 바꾼 분위기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국채 1880억달러어치를 내다 팔면서 세계 1위 채권국 지위를 일본에 뺏겼으나 올 들어 1분기에만 290억달러어치 매입에 나섰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3월 말 현재 1조900억달러로 일본(1조120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최근 위안화 환율 안정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굳히기 위해서라도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를 쓸어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랑샹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홍콩의 채권시장 총괄은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면 중국은 외환 보유액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서 "시장에서는 그동안 중국의 외환 보유액 감소를 우려했는데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면 투자 심리를 북돋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위안화 약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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