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2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유사시 한반도에 접근하는 미국의 항공모함을 겨냥한 대함탄도미사일(ASBMㆍKN-17)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괌과 주일미군 기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스커드 미사일을 이미 보유한 상태다. 이에 따라 북한이 ASBM까지 개발에 성공했다면 미군 증원전력을 겨냥한 스커드미사일계열을 모두 갖춘 셈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 지난해에 적 함선을 비롯한 해상과 지상의 임의의 바늘귀 같은 개별적 목표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우리식 탄도로켓을 개발할 데 대한 연구 종자(과제)를 주시었다"며 '적 함선'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새로 개발한 정밀 유도 탄도미사일이 미국의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4월에 미사일을 세차례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한미 당국은 당시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 직후 모두 폭발해 미사일 형상 등 제원을 정밀하게 분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발사한 미사일이 스커드를 개량한 중거리미사일 KN-17로 추정했다. '항모킬러'로 불리는 중국의 둥펑 탄도미사일과 같은 대함탄도미사일 계열의 KN-17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KN-17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달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다. 당시 스커드 미사일에 여러 개의 날개를 달아 대함미사일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KN-17 개발에 성공했다면 세 가지 점을 눈여겨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 연료의 종류다.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미사일은 모두 1단체 액체연료다. 하지만 이번 미사일에 고체연료를 사용했다면 기습발사가 가능하다. 고체엔진은 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이 필요 없어 액체엔진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보다 이동하기 쉽고 신속히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두번째는 탄두기동이라고 불리는 PBV(Post Boost Vehicle)기술이다. PBV는 ICBM 등의 탄두 자세와 방향을 조절해 탄두가 정확하게 대기권에 재진입하고 정확도를 높여주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군당국은 북한이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KN-08 개량형 미사일에서 처음 PBV을 식별했다.
마지막으로 편심탄도비행 능력이다. 편심탄도비행은 미사일이 하강하는 체하다가 다시 직진하는 등의 변칙기동을 하는 기술이다.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했다면 궤도를 추적해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는 무용지물로 전락한다. 궤도를 예측해 요격하는 시스템으로는 요격 자체가 불가항력인 셈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미사일이 더 정교해지기 위해서는 화염 색깔을 통한 연료종류, 탄도기동과 방어돌파능력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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