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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내신 절대평가, 선진국은 어떨까?… '입시'보단 '내실'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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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내신 절대평가, 선진국은 어떨까?… '입시'보단 '내실'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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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새 정부 들어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입 입시에 함몰된 '선발논리' 위주의 내신 체제 보다는 미국, 캐나다, 독일 등의 국가처럼 교육 과정을 반영하고 자발적인 학습을 이끌어내는 내신 체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은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25일 '새 정부 교육공약 실현 국민 참여 운동, 고교 학점제 & 내신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초·중등학교와 달리 고등학교 내신은 대학 진학과 연계됐기 때문에 학생이 갖고 있는 절대적 능력과 흥미, 학업 태도를 알려주기보다는 학생의 우열을 가리는 객관성과 순위매기기가 목적이 돼버렸다"며 "학생들이 새 시대에서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질 높은 학교 교육을 위한 내신 제도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권 보장"
미국 고등학교 내신의 특징은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권을 널리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신 성적인 GPA(Grade Point Average)에는 이수한 과목이 무엇인가보다는 몇 단위를 이수했는지, 이수한 과목의 구성은 어떠한지, 심화과정(AP)이나 우등 과목(Honors Class)을 선택했는지 등이 고려돼 있다.

AP는 우수한 학생들이 대학 학점을 미리 수강할 수 있는 심화과정 제도로, 미국 대학위원회(College Board)에서 주관하고 있다. 매년 5월에는 고등학교 1만4000여곳의 학생 100만여명이 23개 분야 37개 과목에서 AP평가 시험을 치른다. 우등 과목은 우수한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수업이다. AP와 마찬가지로 입시에서 가산점 부여 기준이 된다.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AP과정과 우등 코스를 커리큘럼에 포함하고 있다. 일부 과목은 인근 고교 및 대학과 공유해 보다 다양한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지원자를 평가할 때 성적증명서에 기재된 수강과목 구성과 패턴, 점수 등을 통해 단순히 학업성취도 뿐만 아니라 학문적·직업적 관심과 도전정신, 끈기 등을 두루 살핀다. 때문에 보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이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 선진국은 어떨까?… '입시'보단 '내실' 우선 미국 고등학교의 수업 모습(출처=게티이미지뱅크)


◆캐나다 "대학 입시는 내신 100%"
캐나다의 대학 입학 전형은 100% 내신이다. 면접이나 교육기관 별도의 시험이 없다. 내신 성적은 보통 4~5개인 각 대학의 학부별 제출요구과목의 점수를 합산한 평균점수와 교과외 학교내외활동평가 점수로 구성된다. 일부 주에서는 졸업시험 성적도 반영된다. 학업능력이 뛰어난 고급학습과정(Advanced Placement·AP) 학생들은 지원하는 대학의 선수과목 또는 성적우수성을 인정받아 입학 시 가산점을 받기도 한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내신 성적을 구성할 때 학생의 재량권이 큰 편이다.


내신성적은 절대평가로 이뤄진다. 지원자마다 진학하려는 대학과 전공이 다르므로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라 절대평가된 자신의 학업성취도가 더 중요하다. 같은 학부를 지원해도 제출하는 교과의 내신성적 과목이 다를 수 있어 옆의 친구와 성적을 상대적으로 비교하며 스트레스 받는 일도 적다. 내신 상대평가로 바로 옆자리 학생과 피말리는 경쟁을 3년 간 이어가야 하는 한국과 다른 점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이유로 대학에 대한 국민들의 관념 차이를 들었다. 그는 "캐나다의 경우 진짜 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만이 대학에 지원하기 때문에 전 학생이 대학 입학에 매달리는 한국과 달리 내신 100% 전형에 대해 거부감이 적은 편"이라며 "대학은 입학보다 졸업이 어려운 만큼 학부 입학정원에 들어올 만큼의 성실성과 기본적인 수학능력만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좋아하는 과목, 잘 하는 과목의 점수는 2배로"
독일에서 대학 진학을 하려는 이들은 '김나지움'이라는 중등학교에서 10~12학년의 상급과정인 '오버슈투페(Oberstufe)'를 거친다. 이 오버슈투페 과정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과목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필수 과목을 포함해 최소 38개의 과목을 수강한다. 중요한 것은 과목 별 우열을 두지 않는 것이다. 정확히는 우열의 선택도 학생에게 맡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잘 할 수 있는 과목을 '능력과정'으로 선택한 뒤 대학 입학 시 이 과목 학점은 두 배로 환산돼 반영된다. 이는 필수과목 2가지와 능력과정 2과목을 치르는 고교 졸업시험 '아비투어(Abitur)'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신(600점)과 아비투어(300점)를 합산한 점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대부분인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가 대입의 결정적인 요소다. 때문에 자율적으로 고교 커리큘럼을 자율적으로 구상하고 자기책임적인 학습이 가능한 셈이다.


◆다가오는 고교 교육 변혁 "선진국 제도 속에 담긴 의미 파악해야"
교육부는 지난 3월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적용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교육공약 1호였다. 유은혜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 위원은 지난 25일 교육부 업무 보고가 끝난 뒤 "교육 공약 가운데 수능 개편, 성취평가제, 고교학점제를 우선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고교 교육 체제의 변혁을 위한 움직임이 도처에서 관측되고 있다. 위의 제도들은 이미 타 국가에서 도입한 만큼 한국과 다른 관점으로 고교 내신을 이해하고 역할을 부여한 사례를 살펴보고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고교 내신 체제의 변혁을 앞 둔 만큼 제도적 차이뿐만 아니라 그 제도에 담긴 의도를 이해하고 파악해 한국의 실정에 맞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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