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에 전 세계 시장 전문가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국과 밀접한 관계인 미국 월가는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해 온 만큼,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어떤 방향을 택할 지에 따라 마찰을 빚을 수 있고 시장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더 가까운 대북관계 옹호자가 승리했다'(South Korean Advocate for Closer Ties With North Wins Election)이라는 제목의 온라인판 톱기사를 실었다.
WSJ은 "전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극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하면서, 서울과 워싱턴 사이의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북 대화와 이산가족 상봉, 경제교류 재개 등을 문 대통령이 추구할 경우 트럼프 정부의 북한 압박과는 다른 노선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당선인은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 재개를 원하기 때문에 한미 관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의 성(姓.Moon)에 빗대 '달빛정책(Moonshine)'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비슷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펼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달빛정책'으로 표현하면서도 "북한과 중국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다소 부정적인 톤으로 바라봤다.
중국과 교역에 차질을 빚어온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관심을 받는 부분이다. WSJ는 "문 대통령이 평소 사드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며 중국이 사드 보류를 기대하면서 문 당선인의 승리를 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월가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한편, 당장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불안감이 해소되고 구조 변화와 개혁에 초점을 맞추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WSJ이 발행하는 주간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한국 대선이 중국과의 관계개선과 대기업(재벌) 개혁으로 이어지면서 저평가된 한국 증시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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