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등 4개 계열사 투자회사 설립 후 롯데홀딩스 합병
호텔롯데 보유 지분은 롯데홀딩스에 현물출자
일본 계열사 호텔롯데 지분율 하락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본격화 하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예상보다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초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경영비리 재판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에 따른 면세점 실적 부진으로 상장 연기론에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26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롯데는 이 4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4개 투자회사의 합병으로 가칭 롯데홀딩스가 세워지면,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롯데홀딩스에 현물출자해 호텔롯데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를 롯데홀딩스 영향력에 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그룹 지분율을 낮출 계획이었으나 사드 영향 등으로 인한 면세점 실적 부진 등으로 호텔롯데 상장 지연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주주는 롯데홀딩스 19.1%를 비롯해 L4 15.6%, L9 10.4%, L7 9.4%, L1 8.6%, L8 5.8%, 광윤사 5.5%, L10 4.4%, L12 4.2%, L6 4.0%, L5 3.6%, L11 3.3%, L2 3.3%, 패미리 2.1%, 자사주 0.2%, 부산롯데호텔 0.6% 등이다.
지난해 6월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당시 L4투자회사는 보유주식수의 15.7%을, L6, L5, L2 투자회사는 보유주식 전량을 구주매출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되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과반 이상 지분을 확보한 광윤사를 시작으로 롯데홀딩스를 거쳐 호텔롯데를 지배하는 L투자회사들의 지분율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즉,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패밀리, 미도리상사 등 다수의 일본 계열사들이 지배하는 L1, L7, L8, L9, L10, L11, L12는 구주매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호텔롯데에 대한 대주주 위치를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할 때에는 전에 상장을 추진할 때 보다 L4투자회사의 구주매출을 더 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단절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는 광윤사 28.1%를 비롯해 종업원지주회(직원 130명으로 구성) 27.8%, 공영회(패밀리, 미도리상사, 그린서비스 등 관계사 3사로구성) 13.9%,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10.7%, 임원지주회 6.0%, 서미경 및 신유미 6.8%, 신영자 3.0%, 신동주 1.6%, 신동빈 1.4%, 신격호 0.4%, 롯데재단 0.2% 등이다.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일본롯데홀딩스를 장악할 수 있는 이유는 종업원지주회, 공영회, 임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 회장이 한국롯데의 확실한 오너가 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지배력을 강화 시켜야 한다. 신 회장이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의 주식 취득으로 L1, L7, L8, L9, L10, L11, L12 투자회사 등을 통해 호텔롯데를 지배하거나 L1, L7, L8, L9, L10, L11, L12 투자회사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선택의 기준은 전적으로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지분 31%를 확보할 수 있게되면, 일본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의 지배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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