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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야기]와인 맛을 알아맞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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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맛, 시가, 시, 산문 등에 대한 기준은 없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취향이 기준이며, 대다수의 의견이라도 어떤 사람에게 결정적인 것은 아니며, 그 사람 고유의 판단 기준에 지극히 적은 정도라도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 - 마크 트웨인(미국 소설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 와인 감정에 대해서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많다. 한번 맛을 보고 메이커의 명칭과 빈티지까지 알아맞힌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와인 공부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이런 경지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할까. 천만에. 만약 우리가 모든 일을 팽개치고 하루에 100개씩 맛을 보고 그 맛을 외운다고 가정할 때, 1년이 지나면 3만6500개의 와인 맛을 기억할 수 있다. 그러고 나면 해가 바뀌어 또 다른 연도의 동일한 이름의 와인이 3만6500개가 또 나오기 때문에 평생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3만6500개 와인만 맛보다가 그르치게 된다.

맛은 고사하고 그 이름이나 다 외울 수 있을까.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만 1만2000여개의 샤토가 있고 더구나 와인 1종만 생산하는 것도 아니고, 화이트, 로제, 레드 등 수많은 와인이 나온다. 그러니 평생 보르도 와인의 절반도 맛을 볼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학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한번 맛을 보고 몇 년도 산 무슨 와인이라고 맞히는 장면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때는 미리 그 범위를 정해주거나, 촬영하기 전에 미리 맛을 본 후 그것을 맞히는 것이다.


◆007 제임스 본드= 50년 이상 시리즈로 나오는 영화 007의 '제임스 본드'는 다방면으로 뛰어나지만, 와인에 대한 지식이나 매너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영화에선 제임스 본드가 와인을 마시면서 메이커와 연도까지 알아맞히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영화니까 못 알아맞힐 수는 없겠지만, 007은 국가 공무원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자기 돈 안들이고 얼마든지 고급 와인의 맛을 익힐 수 있다.

세계 와인 중에서 아주 유명한 몇 가지는 연습을 했을 것이고, 사전에 그 사람이 어떤 와인을 즐겨 마신다는 정보를 알고 접근하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 아무리 와인 공부를 열심히 해도 제임스 본드와 같이 될 수는 없다. 그만큼 와인이 사교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많이 알면 알수록 유리한 경지에 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오락 영화를 통해 보여준 것이다.


◆맛을 알아맞힌다고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 식당에서 라면을 끓여서 판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맛있다는 라면을 구입해서 끓여주면 된다. 주인이 꼭 라면 맛을 보고 무슨 라면인지 알아맞힐 필요는 없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맛이면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라면을 사용하게 돼 있다.


와인도 마찬가지로, 이 정도 맛에 이 정도 가격이면 우리가 수입해도 되겠구나, 혹은 숍이나 레스토랑이라면 이 정도 가격과 맛이면 손님에게 얼마든지 추천을 해도 좋겠다고 생각되는 와인을 선택해서 많이 팔면 된다. 맛을 보고 알아맞히는 것은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 나의 입맛과 고객의 입맛에서 최대공약수를 찾으면 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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