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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배터리 절감 기술로 또 다시 '국내 최초' 논란…진실공방까지(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59초

KT "C-DRX 기술 전국 LTE망에 국내 최초 상용화"
SKT, LGU+ "몇년 전에 이미 우리도 구축"
SKT는 작년 6월 수도권 시행…KT "확인해보니 거짓"
LGU+ "기술상 리스크 있어, 고객 관점서 미적용"
일각서는 KT의 무리한 마케팅이라는 주장도…

이통3사, 배터리 절감 기술로 또 다시 '국내 최초' 논란…진실공방까지(종합) 왼쪽은 KT의 C-DRX가 적용된 스마트폰, 오른쪽은 미적용된 스마트폰. 12일 오전 아침 5시22분부터 KT 유튜브 광고 영상을 연속으로 재생하고 있는 장면으로 C-DRX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량이 미적용 제품보다 2배 가량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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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이동통신사 사이 또 다시 '국내 최초' 타이틀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KT는 자사가 국내 최초로 배터리 절감 기술을 전국 서비스를 했다고 말하는 반면 경쟁사인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는 "우리도 이미 있는 기술"이라고 응수했다.

12일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항상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면 경쟁사에서는 '우리도 했다'고 뻔한 대응 을 한다"며 몇 개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KT는 네트워크 효율성을 개선해 배터리 이용시간을 늘려주는 배터리 절감기술(C-DRX)을 공개했다. KT는 국내서 처음으로 전국 LTE망에 이를 도입했다고 홍보했다. C-DRX는 데이터 연결 상태에서 스마트폰의 통신기능을 주기적으로 저전력 모드로 전환시켜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KT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S8' 기준 배터리 이용시간이 최대 45% 늘었다.

KT는 SK텔레콤이 이 서비스를 LTE망에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스템 로그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아침 SK텔레콤은 KT의 간담회 시작 전 기자들에게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5월 C-DRX 기술을 전국에 구축했고, 이미 수도권 등 주요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성규 KT 네트워크연구지원단 단말기술지원담당 상무는 "모든 사업자들은 품질 개선 활동을 위해 상시적으로 경쟁사 단말과 자사 단말의 품질을 측정하고 있다"며 "지 난 주부터 오늘 아침까지 강남, 강북, 인천 등 수도권 뿐 아니라 대구, 부산, 대전, 광주, 제주에서 SK텔레콤이 C-DRX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자 그때야 SK텔레콤 관계자는 "작년 5월부터 수도권 지역에 서비스를 한 것은 사실이나 갤럭시S8 출시에 맞춰 기지국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충 돌 가능성 때문에 잠깐 기능을 꺼뒀다"며 "업그레이드 후 다시 기능을 켤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3사, 배터리 절감 기술로 또 다시 '국내 최초' 논란…진실공방까지(종합) KT가 공개한 이통통신3사 C-DRX 기술 적용 여부.


LG유플러스는 조금 다른 설명을 내놓는다. LG유플러스 역시 C-DRX를 지난 2013년 LTE 전국망에 적용을 한 상태다. 하지만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한 끝에 현재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C-DRX는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를 꺼뒀다가 필요할 때 다시 작동시키는 원리다. 차량의 브레이크를 밟아 정차할 경우 불필요한 엔진구동을 멈춰 연료 소모를 줄이는 ISG(Idle Stop&Go) 기술과 유사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DRX를 도입할 경우 지연율, 신호 전달률 등에서 서비스 품질 저하 이슈가 있다"며 "아무리 이를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기술 구조적으로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즉, LG유플러스는 배터리 이용시간을 늘리는 것과 더 좋은 품질의 데이터 이용 환경 중 후자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는 2년 이상의 실증 연구 끝에 C-DRX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에 충족할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응수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데이터 손실률은 0.06%로 전 세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미국보다 14배가 낮은 수치다. 그만큼 국내 이용자들은 데이터 속도, 손실률 등에 민감해 이 기술을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처음 C-DRX를 LTE망에 시연 했을 때 손실률은 0.14%였다. KT는 2년간 총 114개의 단말에 3240시간이 넘는 테스트 끝에 작년 말 데이터 손실률을 일반 통신 환경인 0.06%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쟁사에서는 이번 논란은 KT의 무리한 마케팅 전략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한다. 이동통신3사 모두 3~4년 전에 적용한 기술을 굳이 이제와 '국내 최초'라고 말하는 이면에는 다른 속셈이 있다는 것이다.

이통3사, 배터리 절감 기술로 또 다시 '국내 최초' 논란…진실공방까지(종합) KT가 최근 공개한 기업 슬로건 '피플 테크놀로지 KT'


한 통신사 관계자는 "KT가 최근 기업 슬로건을 '피플 테크놀로지 KT'라고 바꿨는데 그러면서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마케팅 용어는 만들었는데 정작 보여줄 것이 없어 C-DRX를 꺼낸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KT는 이날 간담회에서 '피플 테크놀로지 KT' 슬로건을 소개하면서 "KT는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통해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혁신기술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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