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숫자나 체크박스 확인하는 '캡차' 없어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보안문자로 인간의 동작 분석해 판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구글이 인터넷 이용자와 봇을 구분하기 위해 '로봇이 아님'을 확인하는 '캡차'를 없앴다.
12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기즈모도는 구글이 '캡차'를 없애 더 이상 이용자가 직접 인간인지 아닌지 입력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캡차'란 웹페이지에서 스팸 등을 보내기 위해 무작위로 계정을 생성하는데 악용되는 봇 프로그램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만 구별할 수 있게 보통 찌그러진 문자나 왜곡된 숫자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연구원이 2000년 만들어서 무료로 제공하면서 포털 등에 도입됐다.
일반적인 '캡차'는 뒤틀리거나 덧칠한 그림에 쓰이는 내용을 물어보는 내용이 많다. 구글은 2013년 '나는 로봇이 아니다'라는 체크박스를 눌러 인간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캡차를 업데이트했다.
구글은 앞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보안문자를 통해 사람들의 탐색 동작을 분석한 후 사용자가 로봇인지 아닌지 인식하는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구글 관계자는 "머신러닝과 위협 분석 기술을 결합시켜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캡차 기술은 '리캡차'로 한단계 진화하면서 다양한 곳에 활용됐다. 리캡차는 2007년 5월 카네기멜론대가 선보인 기술로 화면에 두개의 단어를 보여주고 이용자에게 답을 묻는다. 하나는 컴퓨터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단어이며, 나머지 하나는 오래된 종이책 또는 고문서에 있던 단어다. 입력된 단어 중 하나로 사람을 판별하고, 나머지 한 단어는 여러 사람이 입력한 것 중 비율이 높은 단어를 추려서 디지털화에 응용한다.
구글은 2009년 '리캡차'를 인수했다. 전세계 서적 스캔 프로젝트에 통합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리캡차 기술은 읽기 어려운 도서를 디지털화 하는 데 유용한 기술로 부각되기도 했다. 구글은 이후 리캡차 기술을 활용해 표지판이나 건물에 쓰인 글자 중 인식하기 어려운 문자를 문제로 제시해, 구글 지도 서비스 개선에 활용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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