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 포함 자본잠식 위기로 내몬 원전사업 본격 손질…채무 확정 후 출자기업 물색 예상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심각한 경영난으로 해체 위기에 몰린 도시바가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를 연결기업에서 분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악화된 WH 실적이 도시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도시바는 이를 위해 미 연방파산법 11조를 적용한 WH의 파산보호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시바는 향후 WH의 손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법정관리를 신청해 채무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WH에 출자할 기업이 나타나면 파산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지만 현재까지 일본 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거액의 손실을 낸 WH 출자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없다. 도시바는 WH의 채무가 어느정도 정리되면 출자기업 물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는 본격적인 해외 원자력사업 진출을 위해 WH 지분 77%를 2006년 당시 약 4900억엔에 사들였다. 그러나 원자력 안전법 강화 등으로 공기가 연장되는 등 지난해에만 원전사업에서 7125억엔의 손실이 났다.
WH가 파산보호 절차를 밟게 되면 보증을 서고 있는 모기업 도시바는 이에 대한 지불보증을 해야한다. 이 때문에 도시바는 거래 은행에 수천억엔 규모의 추가대출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본 내에선 폐로나 보수서비스 등을 제외한 사업을 분사하고 원자력발전 관련 사업을 축소할 방침이다.
한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 입찰엔 한국과 대만, 중국, 미국 기업들의 참여가 유력시 되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시바가 입찰 조건으로 1조엔 이상의 출자를 요구하면서 기업들은 공동출자를 적극 검토 중이다.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SK하이닉스에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공동출자를 타진했다. SK하이닉스는 훙하이의 제안과 함께 투자펀드와의 연합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가전제품 대기업 메이디그룹도 출자 의향을 밝혔고 미국의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동종업계와 투자펀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세계적인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도시바는 이달 29일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반도체사업을 분사해 도시바메모리를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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