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8일 "순교(殉敎)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한 적이 있는데 그 의미를 파악하면 내가 뭘 하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 이 같이 귀띔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 1월 "순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시 김 전 대표가 민주당을 떠나 제3지대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탈당의 변'에서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제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치를 다 편한 자세로 (하면 안 된다) 직접 부딪혀 움직이려면 고난을 각오하지 않으면 힘들 거라고 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뒤로 물러나 있는 건 아니다"라는 문구에 대해선 "뒤로 쳐져서 은퇴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앞으로 두고두고 생각해본다고 그러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새로 당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엔 "글쎄, 그건 두고 보세요"라고 여지를 남겼다. 각 정당들의 러브콜에 대해선 "내가 뭐 다른 당을 가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는 탈당에 대한 소회로 "편안하다"고 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내가 더 이상 당에서 할 일이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있는 것 자체가 의미가 느껴지지 않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어 "헌재가 탄핵 심판을 언제 내릴지 모르지만 그 심판 (이후) 정국이 소용돌이 칠 것 같은데 우리나라 장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이라는 게 제약요인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행동하기도 힘들고 마음 졸이고 표현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어떤 정당에 소속되기 보단 자유로운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이라는 건 국민을 대상으로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막연하게 노력하기보단 4·13 총선 때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런 면에 있어 당이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에 대해 "대선 준비로 바쁜 사람인데 나는 내가 할 일을 하면 되는 거고 남에 대해서는 뭐……"라며 말을 아꼈다. 탈당과 관련해 문 전 대표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엔, "그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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