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8일 탈당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보좌관을 통해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을 떠납니다. 국회의원직도 내려놓습니다. 이 당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기 때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뒤로 물러서는 것은 아니며, 분열의 씨앗이 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제 소임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탈당계가 접수됨에 따라 비례대표인 김 전 대표는 의원직을 자동상실했다. 심기준 최고위원이 비례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제안으로 지난해 1월 15일 입당했던 김 전 대표는 약 1년 2개월만에 당을 떠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대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의원직을 던져가면서까지 당 지지율이 50%에 육박하고, 집권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을 탈당하는 것은 ‘킹메이커’가 아니라 스스로 킹이 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더 이상 킹메이커는 하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김 전 대표가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제 소임을 다 하겠다”고 한 것 역시 대권 도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두고 봐야 알 일”이라면서 여지를 남겨뒀다.
여야를 오가며 비례 대표로만 5선을 한 김 전 대표는 늘 승자의 편에 있었기 때문에 판세를 예측하는 안목만큼은 ‘정치 9단’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그런 김 전 대표가 집권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을 탈당한 것은 탄핵 이후 정국이 요동치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을 수 있다.
김 전 대표는 8일 탈당계를 제출한 직후 기자들에게 “탄핵 심판을 정국이 소용돌이 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장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탈당했다)”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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