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3·1절 태극기 민심]'탄핵 반대' 상징?…지하의 독립운동 선조들 통곡한다

시계아이콘02분 0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이미지 추락하면서 태극게 미게양 시민 늘고, 지자체 민원 시달려...독립운동 단체들까지 골머리...광복회 "정치적 악용 말라"

[3·1절 태극기 민심]'탄핵 반대' 상징?…지하의 독립운동 선조들 통곡한다
AD

[아시아경제 김봉수·이현주·금보령·이민우 기자]태극기는 근대 이후 격동의 역사를 함께 한 한민족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반대 측의 홍보 도구로 사용되면서 마치 사회적 갈등의 상징인양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다.특히 내일(3월1일) 제98주년 3ㆍ1절을 맞아 평소라면 '당연히' 전국을 뒤덮을 태극기를 놓고 엉뚱한 일들이 빚어지고 있다.


◆근현대사 애환 함께 한 태극기

흰 바탕에 태극문양, 건곤감리가 그려진 태극기(太極旗)는 1882년 고종 황제의 특명을 받은 박영효가 만들어 사용한 후 1883년 정식 제정되면서 겨레의 상징이 됐다. 북한까지도 인공기 사용 이전에는 태극기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시대 3ㆍ1 만세운동에 나선 선조들은 떨리는 가슴으로 태극기를 고이 접어 집안 구석에 숨겨 뒀다가 모진 고문과 옥살이를 당했다. 독립운동가들은 일제와의 끝없는 싸움 와중에도 항상 태극기와 함께 했다. 윤봉길 의사가 태극기와 함께 찍은 사진, 안중근 의사가 서명을 남긴 태극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일제시대 태극기는 잔혹한 탄압에 맞서 싸우는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와 비장한 결의를 상징했다.

태극기는 현대에 들어서도 애환을 함께 했다.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이 태극기를 바라보며 흘리는 눈물은 온 국민들의 가슴에 뿌듯한 기쁨을 안겨 왔다. 특히 2002년 월드컵 당시 태극기는 마침내 국민들 곁으로 한발 더 다가섰다. 국민들은 태극기를 옷, 모자 등으로 변형해 자유 자재로 응원도구로 활용하면서 국민의 힘을 하나로 응집했다.


2006년 세계야구클래식(WBC) 일본과의 결전에서 승리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태극기를 꽂은 사건은 '순수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민들은 물론 전세계인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다. 올해 열리는 WBC 개막을 앞두고 일본 대표팀이 이 장면을 녹화해 보며 '결전의 의지'를 다졌다고 알려질 정도다.


뿐만 아니다. 5ㆍ18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희생자들이 태극기로 감싼 관에 안장되던 순간, 1987년 6월 항쟁시 대형 태극기를 든 학생들 앞으로 한 청년이 절규하며 달려가는 사진 등은 거세게 몰아쳤던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민들의 열정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


[3·1절 태극기 민심]'탄핵 반대' 상징?…지하의 독립운동 선조들 통곡한다 태극기 흔들기



◆'탄핵 반대' 상징으로 변질…냉랭한 '태극기 민심'


매년 3ㆍ1절은 종이 태극기 한장을 들고 민족의 독립과 평화를 외쳤던 선조들의 뜻을 이어 받아 '태극기의 축제'로 진행됐다. 전국 방방곡곡 가장 태극기가 많이 게양되는 날이다. 하지만 올해는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해 12월9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탄핵 반대 투쟁에 나선 친박단체들이 돌연 '태극기'를 상징으로 삼으면서다. 태극기가 겨레의 상징에서 탄핵 반대 세력의 상징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것이다.


이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군대에서 크게 다쳐 국가유공자가 된 류모(33)씨는 어릴적부터 삼일절, 광복절, 현충일 등 마다 꼬박 달았던 태극기를 이번에는 처음으로 달지 않을 생각이다. 류씨는 "주위에서 극우집단으로 오인할까봐 태극기를 걸지 않기로 했다"며 "태극기가 일제의 욱일기처럼 극우집단의 상징으로 자리잡는 것이 무척 불쾌하다"고 말했다.


길거리에 태극기를 내건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 중구 관계자는 "지금껏 국경일 전후로 며칠씩은 태극기를 걸었는데 올해는 '3ㆍ1절도 아닌데 왜 달았냐', '구에서 단 게 맞냐'는 전화가 걸려온다"며 "아무래도 탄핵반대단체들의 태극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3ㆍ1절 당일 기념 행사를 하는 독립운동 단체들마저 골머리를 앓고 있다. 33인 민족대표 기념단체인 삼일동지회 관계자는 "삼일절 당일 흰 두루막을 백여명이서 입고 탑골공원에서 의식을 치른 후 광화문까지 행진할 계획인데 태극기 집회와 헷갈리지 않도록 한복 예복을 갖추고 만세를 부를 것"이라며 "이날 안중근 단체, 김구선생 단체 등도 우리 뒤를 전부 따라 오는데 태극기집회는 물론 다른 촛불집회 단체들이 끼어들지 못하게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못해 독립운동단체를 대표하는 광복회는 27일 성명을 내 태극기를 정치적인 의도로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 공개 경고를 하기도 했다. 김재영 광복회 홍보팀장은 "신성한 태극기가 일부 정치적 성향을 가진 집단의 상징물로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태극기는 국민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국가의 상징인 만큼 태극기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면서 사용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이현주·금보령·이민우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