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지주화 법안 막판 절충…24일 D데이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법안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야당이 반대해온데다 대통령 탄핵 정국이 겹쳐지면서 이번 정부 임기 내에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막판 절충이 시도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22일 회의를 열어 거래소 지주화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24일 회의에서 가결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 법안은 정무위원장인 이진복 바른정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며, 지주사 아래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파생상품 등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것이 골자다.

5월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이번 국회가 사실상 박근혜 정부에서의 마지막이 될 공산이 크다. 통과되지 않으면 차기 정부의 입장에 따라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이날 법안심사소위는 적극적으로 의제로 다루면서 금융위원회에 쟁점 정리와 보완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기존 입장대로 법안 통과에 찬성했다. 야당에서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건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최 의원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증권연구원장을 지냈으며 그 당시에도 거래소 지주화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 법안에는 지주회사 본점을 ‘파생상품시장 등 자본시장에 특화된 지역’으로 명시해 사실상 부산으로 못박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다. 최 의원은 지역 간 갈등 소지가 있는 이 대목을 삭제하고 경쟁력 강화라는 본래 취지대로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쟁 효율성과 서비스 개선 실효성이 크지 않고 공공성 훼손 우려가 있다는 야당 내 의견도 여전해서 여야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법안심사소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각 4명,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각 1명씩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조기대선 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공약에 어떤 식으로든 반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