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40년의 역사를 가진 부동의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는 직원들이다.
17일 한진해운이 법원의 파산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날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고 파산관재인을 선임하면 청산 절차가 시작되고, 한진해운은 40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한진해운이 문을 닫게 되면서 직원 3900여명이 직장을 잃었다. 지난해 9월 법정관리로 선박이 억류돼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직원 상당수는 이미 회사를 떠났다.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한진해운 회생 절차 현황 및 후속조치' 자료에 따르면, 한진해운 육ㆍ해상 직원 1469명 가운데 다른 해운사에서 새출발한 직원은 782명(약 53%)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이들 중 427명은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인수한 SM상선(210명)을 비롯해 현대상선(56명), 기타(161명) 등으로 재취업했고, 해상직 퇴직자 355명은 유수SM과 현대상선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전체 직원 중 절반은 아직 무급 휴직이거나 실직 상태다. 현재 50명 정도의 직원들은 회사에 남아 마지막 남은 자산과 임대 계약 정리, 채권자에 대한 변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30년간 한진해운에 재직하며 20년간 배를 탔다는 선원 A씨는 "국내외에서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일할 곳 조차 마땅치 않다"면서 "아직 폭풍우 속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부재는 항만조업 등 관련업계에도 대규모 실직 사태를 남겼다. 하루 3~4척이 드나들던 부산항에서는 한진해운이 사라지면서 항만업체들도 타격을 받았고, 직원 감축이 계속되고 있다.
야드 트랙터로 컨테이너를 옮기는 하역업체 직원들도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지난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결정 직후부터 현재까지 부산에서만 3000여명의 실직자가 발생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항만업체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하역업체와 주변 상권이 거의 무너졌다"면서 "회사 측의 계획에 따라 앞으로 직원들이 계속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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