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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에 드러난 4개의 키워드…말레이시아, 공항, 독살, 미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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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에 드러난 4개의 키워드…말레이시아, 공항, 독살, 미인계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의 생전 모습 / 사진=TV조선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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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말레이시아, 공항, 독살, 미인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서 읽을 수 있는 4가지 키워드이다.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될 뿐 누가, 왜 죽였는지 등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의 전모를 추리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정보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1.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김정남의 모습이 몇 차례 목격된 곳이다. 2014년 1월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한국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일본 언론에 포착됐고, 2012년 12월에는 국내 방송사가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로비에서 김정남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했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를 간 이유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김정남의 내연녀가 거주한다는 소문도 있었고, 동남아 일대를 돌며 카지노를 즐겨온 김정남이 카지노에 가기 위해 방문한다는 얘기가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돌기도 했다. 2012년 이후 김정남이 거처를 말레이시아로 옮겼다는 첩보가 있어서 정보당국이 현지 정보망을 가동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외교관과 정보원들을 대거 파견해 동남아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나라여서 '공작'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 산하 사이버부대가 있고,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상호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북한 공작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김대중 정권 시절 북한 측 인사들과 비선 접촉을 자주했던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4일 밤 긴급대책회의를 한 뒤 “말레이시아는 남북한 대사관이 함께 있고, 늘 대북문제의 비공식 접촉 이런 것들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정남 암살에 드러난 4개의 키워드…말레이시아, 공항, 독살, 미인계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 (사진=더스타 유투브 영상 캡처)



2. 공항
김정남은 하루에 10만여명이 이용하는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서 암살됐다. 정부 소식통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김정남은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2청사에서 오전 10시발 마카오행 항공편 탑승을 기다리다가 독살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쇼핑 구역 내에서 피살됐다는 보도와 셀프체크인 기기 앞에서 변을 당했다는 보도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두 곳 모두 사람이 많은 곳이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사람들로 붐비는 국제공항에서 백주대낮에 첩보영화의 한 장면처럼 대담하게 암살했다는 것은, 국가 기관의 정보기관이 기획하고 고도로 훈련된 공작원이 투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많고 경찰과 자체 보안요원 등이 쉴 새 없이 순찰을 다니는 국제공항은 암살 위협에서 안전한 지역이지만, 김정남은 역설적으로 그 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치안이 안전하다는 심리적인 안도감과 공항 특유의 들뜬 분위기로 인해 김정은이 경계심을 풀었고, 북한 공작원들은 이런 점을 역이용해 공항을 공작지역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다른 장소였다면 낯선 여인들이 접근해 올 경우 김정남이 경계심을 가질 수 있지만, 공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방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3. 독살
북한이 체제에 위협이 되는 인물들을 암살할 때 전통적으로 사용한 수법이다. 그 동안은 독침을 주로 사용했지만, 이번 김정남 암살에는 독 스프레이와 독을 묻힌 헝겊을 사용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범죄수사국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항에서 발결된 시신(김정남을 지칭)은 바늘에 찔려 독살당했다”고 말했다. 반면 현지 언론매체인 ‘말레이시아 키니’는 현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비행기 탑승 수속 중이던 김정남에게 한 여성이 접근해 독극물로 추정되는 액체가 묻은 스프레이를 씌웠고, 공격을 받은 김정남이 눈이 따갑다며 항공사 직원에게 고통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 청산가리 5배의 독성물질은 담은 '볼펜형 독침'을 주로 사용했다. 2011년 8월 중국 단둥에서 대북 선교 활동을 하던 김창환 선교사는 독침을 맞고 사망했다. 1996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의 위조지폐와 마약 밀매 유통을 추적하던 한국영사관 최덕근 영사도 북한공작원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독극물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4. 미인계
쿠알라룸푸르 공항 CCTV를 분석한 현지 경찰은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이 유유히 공항을 빠져 나가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항 CCTV에 포착된 여성 중 한 명은 흰색 상의에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정확한 외모는 드러나지 않지만 국내 정보기관은 '젊고 세련된 여성'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침을 찌르거나 독살 스프레이를 뿌리기 위해서는 김정남과 지근거리까지 접근해야하는데 김정남이 경계심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젊은 여성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공항 경찰이나 보안 요원의 주목을 덜 받고, 범행 후 현장을 빠져나가기에도 용이하다는 이점도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자유분방하고 여성 편력도 있는 김정남의 기질을 이용해 미인계를 썼을 것”이라면서 “대한항공 KAL 858기 폭파사건에 당시 25세였던 김현희가 공작원으로 투입된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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