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종결 이듬해 흑자전환…매출목표치도 53% 높게 잡아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창립 40주년을 맞은 올해 외형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주택경기 침체와 장기화된 저유가로 대부분 건설사가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내세운 가운데 김 회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올 한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77% 늘어난 3조2000억원으로 확정했다. 매출목표치는 지난해보다 53% 가량 늘린 1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앞서 지난 2~3년간 회생절차 등에 따른 기저효과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국내외 건설경기업황에 견줘보면 만만치 않은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회생절차 기간중 국내외 수주가 줄어든 게 지난해까지 매출에 반영됐으나 종료 후 대주주(두바이투자청) 발주공사를 지속적으로 수주한 데다 국내외 신용도가 올라 수주를 늘리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쟁력을 지닌 해외 수주를 늘리는 한편 국내 관급공사나 민간영역까지 두루 수주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그간 공사실적이 쌓인 싱가포르나 두바이,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입찰중인 프로젝트 18건(40억달러)을 포함해 고급건축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영역에서 수주를 추진키로 했다. 국내에서도 도로나 지하철·철도 등 대형 토목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기술형 입찰이나 안정적인 민간투자사업에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 발주처의 국내투자사업은 물론 수도권 정비사업·리모델링·공공택지 등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주택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500억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도 꾸준히 매해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 2010년에는 2조원을 넘긴 적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외형이 많이 줄어든 셈이다. 김 회장이 창립 40주년을 맞은 올 들어 공격경영을 예고한 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는 등 내부전열을 가다듬은 데다 지난해부터 국내외에서 잇따라 수주를 이어가는 등 영업력을 회복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15년 대주주로 맞은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 육성의지를 공공연히 밝힌 만큼 ICD의 상당한 발주물량 역시 쌍용건설에게는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다. ICD는 부동산개발을 비롯해 항공·에너지분야 등의 계열사를 둔 국부펀드로 자산규모만 23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이 있는 두바이를 비롯해 쌍용건설이 주로 활동해 온 싱가포르에서도 크고 작은 관급공사와 민간사업이 예정돼 있어 수주확대를 위한 여건은 마련된 상태다.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외에서 수주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바이와 싱가포르, 적도기니에서 3개 건축공사 프로젝트를 총 3300억원에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지난해 해외공사 수주액은 9억5818만달러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8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포항신항 시설공사를 수주하면서 4년 만에 턴키시장에 재진입했다. 턴키공사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맡아 초기 투입비용이 크고 기술력이 바탕이 돼야하는 만큼 소수의 대형 건설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국내외 수주를 늘르며 외형확대를 꾀하는 만큼 김 회장도 직원교육에 공을 들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건설회사의 핵심 자산은 우수 인력이며 인적 경쟁력 향상은 많은 분야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면서 "직원교육과 훈련을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그에 따르는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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