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초콜릿을 주고 받는 날이 된 14일 밸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의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초콜릿의 주 원료인 코코아가 풍작을 기록한 반면 수요량은 점점 줄고 있어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코코아 수요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코코아 재배에 적합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코코아 생산량은 반등하고 있다. 뉴욕 상품거래소(ICE)의 코코아 재고는 역대 최저 수준의 재고량을 기록한 지난 2009년 12월에 비해 38% 급증했다. UBS그룹과 시티그룹은 올해 코코아 생산량이 수요량을 앞질러 재고량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코코아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점점 줄어들고 있는 초콜릿 수요량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초콜릿 생산업체 바리 칼레보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전 세계 초콜릿 판매는 2.3% 하락했다.
공급 과잉이 반영되면서 코코아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ICE에서 코코아 선물가격은 지난 1년간 31% 하락해 11일 기준 t당 196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중에는 8년 만에 최저 수준인 t당 195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초콜릿 가격이 추가 하락할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런던의 기상정보업체 런던 소재 스피드웰 웨더에 따르면 코코아의 핵심 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의 달로아 서부는 2개월 이상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초콜릿은 낮은 가격에 따라 반등할 수요량도 향후 초콜릿 가격을 결정지을 주요한 변수다. 매년 초콜릿 수요가 몰리는 발렌타인데이,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시즌 등에 초콜릿 수요량은 여전히 견재하다. 미국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올해 발렌타인데이에 17억달러 어치의 사탕류를 구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런던 소재 라보은행의 카를로스 메라 아제노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향후 6개월 동안엔 초콜릿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량은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거의 바닥 수준인 초콜릿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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