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올해도 역대 최악의 실업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4년제 대학교 이상을 졸업한 고학력 청년층의 실업률이 특히 치솟고 있다.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신규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데다 고교생 10명 중 7명이 대학을 가는 학력인플레이션 등까지 겹치면서, 전체 청년실업률 상승폭을 무려 4배 이상 웃돌았다.
9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층 인구감소와 고학력 청년실업 심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기준으로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오른 8.9%로 집계됐다.
학력별로는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청년층의 실업률이 10.4%로 무려 2.5%포인트 뛰어올랐다. 전체 청년실업률 상승폭을 4배 이상 웃도는 높은 수준의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초대졸 이상 청년실업률 (6.4%)은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고졸이하 청년실업률(8.9%)은 오히려 0.6%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매년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 구직자들이 노동시장에 쏟아지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이들을 받아줄만한 괜찮은 일자리가 그만큼 생겨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1990년 33%에서 2014년 70%까지 상승하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고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이 단행되면서 대졸자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질 좋은 일자리는 갈수록 부족한 상태다.
특히 졸업 직후 곧바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탓에 15∼24세 대졸 이상 청년층 실업률은 15.1%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하반기 대비 6.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15∼24세 청년실업률(9.5%)은 0.3%포인트 증가했고, 15∼24세 고졸이하(9.0%)ㆍ초대졸(7.5%) 실업률은 각각 0.5%포인트, 1.8%포인트 감소했다.
여기에 통계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공무원 시험준비생, 고시생 등까지 포함하면 대졸 이상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졸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고 대학진학률이 상승하며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대졸 실업자 증가속도가 특히 빠르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학력별 청년고용률을 살펴봐도 대졸 이상 청년층의 취업난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하반기 청년고용률은 1년 전보다 0.7%포인트 오른 42.6%를 기록했다. 고졸이하(28.1%)와 초대졸(78.8%) 청년고용률이 각각 1.0%, 1.9%포인트 높아진데 반해, 대졸이상(70.5%) 청년고용률만 감소세(-0.7%포인트)를 보였다.
김안정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원은 "고졸이하의 경우 실업률이 감소하고 고용률이 상승했으나, 대졸이상 고학력자의 경우 실업률은 상승하고 고용률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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