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기중앙회·국회입법조사처 공동 주최 세미나
정세균 국회의장·박성택 중기중앙회장 등 관계자 100여명 참석
정계·학계·중소기업계 "개성공단 재개해야" 한 목소리
향후 남북경협 과정서 '中企 역할론'도 부상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중소기업계와 학계, 정치계가 입을 모아 1년째 가동을 멈춘 개성공단의 재개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국회입법사무처가 함께 개최한 세미나에서다. 첨석 인사들은 향후 남북경제협력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역할도 강조했다.
2일 중기중앙회와 국회입법조사처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 1년, 남북관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북한의 제 4차 핵실험에 따른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지난해 2월10일)가 내려진 이후 1년여만이다. 세미나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1년을 뒤돌아보고 향후 남북관계·경협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이내영 국회입법조사처장 등 정관계 인사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등 중소기업계 관계자, 최대석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등 학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개회사에서 이내영 처장은 "남북관계의 긴장과 갈등을 완화할수 있는 남북간의 대화와 소통의 길은 개성공단"이라며 "이 자리는 남북한 경제협력의 모델인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박성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경제협력 사업은 단순한 물질적 교류와 투자가 아닌 상호간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통일준비사업' '평화만들기 사업'"이라며 "철저한 정경분리의 원칙 아래에서 낮은 단계의 경제협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의장은 "개성공단은 남북 상생협력의 유일한 모델이자 한반도 공동번영의 상징"이라며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에 개성공단 가동 재개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는 최대석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최 교수는 "남북관계에 정답은 없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해법은 있다"며 "해법을 정교하게 다듬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1년과 남북관계'라는 주제 발표에서 "(개성공단 재개는)현재 한계상황에 놓인 국내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계는 고임금, 고지가 등 고비용문제에 직면해 경쟁력을 상실하고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양문수 교수는 "한계업종의 기업들을 개성공단으로 이전시킴으로써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며 "남한 사양사업의 구조조정 및 남한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촉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만 중앙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남북경협의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북한 사회에 장마당 등 시장화를 경험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며 "북한 내 중소기업을 키우는 등 북한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남북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한경제 활성화 과정에서 우리 중소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중기중앙회를 비롯한 우리 중소기업계가 기업 설립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중기중앙회가 별도 기구를 만들어 북한 내 중소기업 설립 등 시장활성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개성공단 전면중단 사태의 해법은 간단하다. 모든 것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 놓으면 된다"며 "개성공단을 먼저 재개하고 이후 대북정책을 통한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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