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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했니? 결혼했니? 애는?"…어르신들, 세상 물정 참 모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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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매년 설마다 20~30대는 긴장하곤 한다. 덕담을 가장해 친척 어르신들이 쏟아내는 '금기어들' 때문이다. 구직자에겐 "취업했느냐", 미혼자에게는 "결혼했느냐", 기혼자에게는 "아이는 왜 안 낳느냐" 등이 단골멘트다.


말하는 사람이야 '널 위해서'라곤 하지만, 듣는 사람은 고역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 명절 때 듣기 싫은 말을 조사한 결과 구직자의 20.8%가 취업 여부를 묻는 질문을, 직장인들의 28.9%가 애인 여부나 결혼 시기를 묻는 질문을 꼽았다. 아이를 가질 것이냐는 질문 역시 3.7%가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최근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는 있다지만 명절 때마다 이런 말을 하는 '눈치 없는' 친척 어르신들은 꼭 있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응답자 중 절반은 금기어를 피하기 위해 친척 모임에 출석하지 않기도 한다.


취업과 결혼, 출산의 삼단 금기어가 젊은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이유는 삼포·오포세대의 현실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8%로 2015년의 9.2%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업자는 역대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 사실상의 실업자 수는 450만명에 달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결혼하는 부부의 수도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까지의 결혼 건수는 전년도 대비 6% 줄어든 25만3300건으로, 사상 최초로 연간 결혼 건수가 30만건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고, 경제·사회 분위기가 얼어붙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아이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지난해 10월과 11월의 출생아 수는 각각 3만1600명과 3만3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2개월 연속 갈아치웠다. 연간 출생아 수 역시 사상 최저 수준인 41만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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