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원·달러 환율 1159.2원 마감…"트럼프發 불확실성 확대"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외환시장이 '트럼프발(發) 불확실성 확대'에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 힘을 얻던 '강(强)달러 전망'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불확실성은 높아지면서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59.2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6.8원 내린 수치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8일(1158.5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올들어 달러 약세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지수는 지난 23일 장중 99.95까지 떨어지며 1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이후 상승세가 주춤하다 12월 들어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시장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고 곧바로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서명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힘을 실고 있다. 이에 미국 다우 지수가 2만선을 넘고 일본 닛케이 지수가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언급이 뜸한 것도 달러 강세를 주춤하게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최근 환율 시장 상황에 대해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슈와 더불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관련 발언이 있을 때마다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는 것에 대한 우려 발언이다.
유 부총리는 "우리로선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환율이 크게 움직이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는데 지금은 많이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연준이 1분기에 금리를 올리거나 하면 미국 달러를 강하게 만들겠지만, 또 트럼프가 (이에 대해) 너무 세지 않으냐고 하면 떨어질 거라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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