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해 세계경제가 3% 성장에 그쳤다.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26일 발표한 '최근 세계경제동향'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올해는 미국과 자원국의 경제가 회복되는 한편 중국·일본·유럽(EU)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7년만의 최저수준인 3% 내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각각 3.1%, 2.9%로 예상했다.
◆미국은 회복세지만 日·EU는 부진 = 선진국 전반의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가 회복 추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0.8%, 1.4%에 그쳤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분기 들어 3.5%로 껑충 뛰어오르며 2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 실업률은 4.9%, 물가는 1.1% 상승하며 고용과 물가가 동시에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금융시장도 연중 최저치 대비 28% 상승하면서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올해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Fed는 경제활동의 완만한 확장과 노동시장 개선을 전망, 추후 추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등의 정책으로 유동성을 쏟아 붓고 있지만 소비와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IMF와 OECD가 예상한 연간성장률은 각각 0.9%와 0.8% 수준으로, 전년(0.5%) 대비로는 개선됐지만 아직 1%대에도 못 미친다.
고용시장은 견조하지만 이 기세가 소비회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민간소비가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에도 내수 개선이 제한되면서 경제가 소폭 둔화될 전망이다. IMF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유럽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외여건 약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3분기 EU 성장률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0.4%를 기록했다.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 은행부문 리스크 등으로 인해 하방위험이 계속 이어질 우려도 있다. 실업률도 9.9%로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EU 역시 지난해보다 올해 성장률이 소폭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원국 마이너스 성장…中·印도 '중성장'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8%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도 이제는 6~7%대 중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 3분기 성장률은 6.7%로 5분기 연속 6% 후반대다. 정부가 소비부양책 등을 바탕으로 완만한 성장을 지속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하고 투자증가율도 17년만에 10%를 하회하는 등 수출·투자둔화는 지속되고 있다. IMF는 중국이 올해 6.5%, 내년에는 6.0%로 성장률이 지속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도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7.3%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화폐개혁으로 인한 경제혼란으로 루피화 가치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브라질 등의 자원국들은 원자재가 하락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IMF는 러시아의 지난해 GDP 성장률이 0.6%, 브라질의 성장률이 3.5%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수출국들이 몰려 있는 중동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신 올해부터는 자원국들의 성장세가 눈부실 전망이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2년간의 감소세에서 플러스로 전환하고, 중동 국가들도 유가가 상승하면서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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