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27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 애견호텔·애묘호텔· 펫시터(애완동물 돌보미)들에게는 가장 바쁜 시즌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이 육박하는 시대에 생겨난 신풍경이다.
#반려묘 2마리를 키우는 이선경(32)씨는 명절 동안 반려묘를 돌봐줄 반려묘호텔을 알아보다가 결국 그냥 집에 고양이들을 두고 가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1월 초부터 애묘호텔에 예약하려고 문의했지만, 이미 마감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시설도 괜찮다 싶은데는 한 달 전부터 예약이 다 차는 것 같다. 그냥 집에 웹캠(반려동물을 살피는 CCTV)을 설치하고 고양이들을 두고 귀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성북구에 위치한 한 애견호텔은 "명절 연휴에는 최소 2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이건 우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며 "반려동물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많은 수 를 받는 것보다 질적인 서비스를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인대신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펫시터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하영 도그메이트 대표는 "예약은 이미 3주 전부터 꽉 찼다. 방문펫시터의 경우, 명절연휴엔 가격이 1.5배 높지만 그것마저도 예약이 마감 됐다"고 말했다.
애견호텔·애묘호텔은 하루에 2만원~3만원 선, 펫시터는 3만원~5만원 대의 가격이지만,반려인들은 이 비용을 아까워 하지 않는다.
일부 유명 호텔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사전 요청시 가능하며, 특별 청소요금을 부과하면 이용 할 수 있어 반려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렇게 명절 동안 대접받는 반려동물들이 있는 반면, 주인에게 내쳐지는 반려동물들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하는 유기 반려동물은 한 달에 5000~8000마리 사이다. 동물보호 단체들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유기동물까지 포함하면 연간 10만마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본다. 특히 명절이나 휴가철엔 이 수가 더 늘어난다.
유기견의 경우 보통 구조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소 로 옮겨져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동물보호법상 7일 넘게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유기견의 소유권은 지자체로 넘어온다. 보호소마다 수용할 개체 수가 한정되어 있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 절차를 밟게 된다.
이에 대해 김지민 '유기견 없는 도시' 대표는 "한국에서는 너무나 쉽게 반려동물을 돈 주고 살 수 있다. 선진국같은 경우는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을만큼 입양 당시부터 교육과 관리가 철저하다. 무분별한 입양과 정보 부족은 결국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며 "입양 당시부터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면 어떻 게 되고, 어떻게 아플 수 있는 지 등의 교육을 통해 책임감을 기르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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