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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100일]"고가 외식값, 거품 걷었다" vs "영세식당까지 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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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3곳 중 1곳, 휴폐업·업종전환 고려…3만원 미만 영세식당 '낙수효과'도 미미
호텔 등은 기존 고가 위주의 가격정책 변화…"진입장벽 낮아졌다" 평가도

[김영란법 100일]"고가 외식값, 거품 걷었다" vs "영세식당까지 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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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과천에서 고급일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업종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4여년전 2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10만원 코스요리를 주로 판매하는 일식전문매장을 열었지만, 최근 경기가 안좋아 메인홀을 제외하고는 '개점휴업' 상태인데다가 청탁금지법 타격으로 매출이 20~30%가량 더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스요리를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근원지'라는 색안경이 덧씌워져 영업하기 힘들다"면서 "건물을 팔고 타지역에서 PC방을 운영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시행 100일을 맞아 외식·호텔업계에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식사값은 3만원 미만, 선물은 5만원 미만으로 제한을 둔 청탁금지법 기준에 따라 기존 고가 음식을 다뤄왔던 곳들이 가격대를 대폭 낮춘 메뉴들을 내놓자, 일부에서는 '가격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식당에서의 회식 등 만남 자체가 감소했다며, 3만원대 미만인 영세식당들까지 피해를 입는 등 기대했던 '낙수효과'도 없이 3곳 중 1곳은 아예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당 3곳 중 1곳(30%)은 휴폐업 및 업종전환을 고려하고 있고, 특히 일식당은 이 비율이 40%까지 높아 외식업계 전반적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20일부터 26일까지 709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극심한 불황과 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전체 응답자 중 39.4%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였거나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업종별로는 일식당(44.7%)과 한정식집(44.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휴폐업 및 업종전환에 대해 고려도 평균 30.6%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청탁금지법 시행 두 달을 맞아 지난해 11월23일부터 28일까지 479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외식업 운영자의 63.5%가 청탁금지법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평균 매출감소율은 33.2%였다.


객단가(1인당 평균매입액)가 5만원 이상인 식당은 실제 37.8%의 매출 손실이 있었으며, 3만~5만원 미만인 식당 중 80.0%도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반면 '낙수효과'는 미미했다. 객단가 3만원미만 식당 중 2.9%만 매출 증가를 보이는 데에 그쳤다.


연구원 측은 "대다수인 60.9%의 식당에서 법 시행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해 고급식당뿐 아니라 서민식당에도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외식업계 인력 구조조정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청탁금지법 시행 두 달을 맞아 실시한 조사에서는 업체 중 48.2%가 인력을 이미 조정했거나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특히 한정식은 그 비율이 절반이 넘는 57.6%에 달했다.


경북 포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권모씨 "청탁금지법 때문에 매출이 30% 정도 빠진데다가 최근에는 최순실 게이트로 소비심리까지 위축돼서 외식하는 이들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호텔가에서는 경기불황과 청탁금지법 시행, 맛집 등장에 따른 경쟁심화 등으로 기존 고가 위주의 가격정책과 형식 등을 허물고 있다.


세종호텔은 청탁금지법 이후 1만~2만7000원짜리 도시락을 재구성해 출시, 지난해 10월 판매한 이후 첫 달에만 1800개가 판매됐으며 11월 중순까지 2400개가 판매됐다. 세종호텔이 내놓은 도시락은 안심스테이크 도시락(2만7000원), 소불고기 도시락(2만2000원), 연어스테이크 도시락(1만8000원), 치킨스테이크 도시락(1만3000원), 석쇠불고기 도시락(1만원) 등으로 당초 월 100~200개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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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힐튼호텔은 점심시간에 서울 남산을 찾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1만원 안팎의 샌드위치와 3만원대 일식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고, 신세계조선호텔은 샌드위치를 포장 판매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보다 소폭씩 늘었다. 밀레니엄힐튼호텔의 경우 전년대비 10% 가량 증가했고, 신세계조선호텔의 샌드위치 매출은 40% 가량 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이 호텔가 등에서는 그동안 비싼 가격으로 문턱이 높았던 진입장벽을 낮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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