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이번 달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내 탄핵정국에 따른 불안감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관망하자는 보수적인 투자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27일까지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일 평균 6조5660억원으로 전월 대비 11.1% 감소했다. 올해 12월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2014년 12월 6조131억원을 기록한 이후 2년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전월보다 20.1% 줄어든 3조3612억원에 그쳐 2013년 12월 3조4374억원 이후 3년만에 최저 규모다. 코스닥 일 평균 거래대금은 국민연금의 투자지침 변경으로 중소형주가 수혜를 보면서 전월 대비 많은 3조48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2월보다는 5.6% 줄었다.
올해 주식시장은 오는 29일 폐장해 아직 거래일이 이틀 남아있지만 지난 5년간 연말 마지막 2거래일의 거래대금이 평소보다 더욱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달 일 평균 거래대금은 더 줄어들 것이란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이번 달 거래대금이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은 국내 정국 불안,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의결 등 국내 정국 불안으로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의구심과 트럼프 정부의 감세, 재정확대 정책 등이 현실화될지에 대한 불안감 또한 남아 있어 연말까지 지켜보자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2월에는 일반적으로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이 반복됐고 코스피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면서 투심을 개선할 동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이번달 거래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코스피는 연고점이 지난 9월7일 기록한 2073.89에 그쳤고 하반기 저점도 1931.07 수준으로 큰 등락 없이 좁은 박스권 안에서 움직였다. 일 평균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9월에도 9조1184억원 수준으로 올해는 10조원을 돌파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4월, 6월, 7월에 일 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장 팀장은 "내년초 국내 탄핵 정국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트럼프 정책이 현실화면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주식시장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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