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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로미오'를 연기해야죠. 난 디캐프리오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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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박정민 인터뷰

"나만의 '로미오'를 연기해야죠. 난 디캐프리오가 아니니까"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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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햄릿', '맥베스'와 함께 가장 많이 공연된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이 무대 위에서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을 것이다. 당장 올 겨울 국내에서만 오페라로, 뮤지컬로, 또 연극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나볼 수 있다. 이쯤 되면 각자 자신만의 '로미오'나 '줄리엣'도 한 명씩 있을 법하다. 대체로 '줄리엣'으로는 올리비아 허시를, '로미오'로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떠올리지만. 누구나 다 아는 역할을 연기하는 것은 잘해도 밑져야 본전일지도 모른다. 이제 막 이준익(57) 감독의 영화 '동주'로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면서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박정민(30)은 이 위험을 덥석 떠안았다. "내 생애 '로미오'가 있을 줄이야"하는 감격이 걱정을 이겨냈다.

"정말 많은 배우들이 했던 작품인데, 굳이 '박정민'이란 배우가 나와서 그동안 봐왔던 '로미오와 줄리엣'을 또 한 번 보여줄 필요'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햄릿', '맥베스'와 함께 자주 공연된다. 지금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이 지구촌 곳곳에서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을 것이다. 당장 올 겨울 국내에서만 오페라로, 뮤지컬로, 또 연극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날 수 있다. 이쯤 되면 각자 자신만의 '로미오'나 '줄리엣'도 한 명씩 있을 법하다. 대체로 '줄리엣'으로는 올리비아 허시를, '로미오'로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떠올리지만. 누구나 다 아는 역할을 연기하기란 잘해야 본전일지 모른다. 이제 막 이준익(57) 감독의 영화 '동주'로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면서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박정민(30)은 이 위험을 덥석 떠안았다. "내 생애 '로미오'가 있을 줄이야"하는 감격이 걱정을 이겨냈다.


"정말 많은 배우들이 한 작품인데, 굳이 '박정민'이란 배우가 나와서 그동안 봐왔던 '로미오와 줄리엣'을 또 한 번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었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테니 조금 다르게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줄리엣'의 유모가 로미오를 두고 '얼굴도 잘 생기고, 마음도 착합디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자연스럽게 '생긴 건 좀 그렇고, 몸매도 좀 그런데 마음은 착합디다'라고 바뀌었다. 차마 내 얼굴을 보고 그 대사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웃음). 내가 디캐프리오는 아니니까, 난 나만의 '로미오'를 연기해야 한다."

"나만의 '로미오'를 연기해야죠. 난 디캐프리오가 아니니까"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박정민과 문근영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역시 '대사'다. 셰익스피어의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의 말맛을 살리면서도, 현대 관객들이 받아들이기에 어색하지 않아야 했다. 게다가 무대는 형광 조명의 박스 형태로, 미니멀하면서도 감각적이다. "영어로는 라임이 잘 맞아떨어지고 표현도 아름답다. 근데 이걸 우리말로 옮겨오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참혹한 청춘의 시간이 정말 길다', '사랑은 눈 먼 장님이지만, 운명의 짝은 다 정해주나 보다' 등의 대사를 할 때, 평소 말처럼 해야 할 지 다른 톤으로 해야 할 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팝아트적인 무대에서 이런 대사를 쏟아내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지금도 계속해서 연구 중"이라고 했다.


상대역인 '줄리엣' 문근영(30)에게도 자극을 많이 받았다. "연습 초반부터 줄리엣이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을 보고 나 혼자 애가 닳아서 준비를 많이 하게 됐다. 순간적인 집중력과 감정이 정말 좋고, 그 인물을 찾아가는 과정도 빠르다"고 평했다.


영화 '동주'를 찍을 때 독립운동가 '송몽규'를 연기하기 위해 만주 북간도에 있는 송몽규 생가에 다녀온 열정이 이번 연극에서도 드러났다. 연출가 양정웅(48)이 원작에 최대한 가깝도록 작품을 만들자고 제안하자 영어 원서를 찾아보며 대사를 연구했다고 한다. 2011년 평단의 호평을 받은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해 5년 만에 드라마 주연을 꿰찰 정도로 '라이징 스타'가 됐지만 박정민은 여전히 자신의 재능에 대해 회의한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남들보다 한 발 더 들어간다. 절대적인 재능이 부족하다면 "노력의 천재"가 되겠다는 편이다. "'천생 배우'라는 사람들의 끼와 순발력, 감정이 아직도 너무나 부럽다. 나는 어떻게든 부단하게 노력하고, 분석하고, 파고들어야 그 분들이 하는 거 따라가는 정도다."


최근에는 산문집 '쓸 만한 인간'도 냈다. 조곤조곤하면서도 재치있게 풀어내는 글 솜씨가 훌륭하다. "아직은 그리, 훌륭하지 않은 배우 박정민입니다"는 소개말로 시작해 "다 잘 될 겁니다"라는 덕담으로 끝낸다. 지난 15일 국립극장의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철저하고도 지독한 비관주의자"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삼십대로 접어든 그는 "그래도 연기가 제일 재밌고, 오래하고 싶은 일이니까 포기만 안했으면 좋겠다. 별 것도 아닌 일에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 탓도 아닌 일에 자책하지도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공연은 1월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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