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호 서울창조경제혁신 센터장
-'창조경제'라는 이름표 떼서라도
-청년창업 시스템 육성은 계속 돼야
-정쟁 대상 아닌 산업의 미래 달린 일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최근 3년간 스타트업 생태계 시스템을 만들어 겨우 장작에 불을 붙였는데 '최순실 게이트'라는 것이 터졌다. 스타트업 육성은 정치적 '유희'가 아니라 롱런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이다."
박용호 서울창조경제혁신 센터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막 지핀 창조경제의 불씨를 끄지 않을까 걱정이다.
서울대 졸업 후 입사해 20여년을 근무한 대기업을 그만두고 새사업을 준비하던 중 창조경제센터와 연을 맺은 박 센터장은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의 터를 닦은 인물이다. 최문기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소개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창조경제 드림엔터센터장에 이어 청년위원회 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박 센터장은 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최근 정치적인 이슈와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스타트업 육성이 정치싸움으로 후퇴하면 조만간 국가의 미래 먹거리는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명칭을 바꿔서라도 유지, 육성돼야 미래가 있다고 부연했다. 정권과 무관한 긴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지난해 인구 13억명의 중국에서 440만개의 스타트업이 생겼다고 했다. 반면 인구 5000만명인 한국은 9만5000개에 불과했다고 했다. 인구 비례는 25대1대이지만 창업 비례는 44대1로 격차가 더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우리 청년들에게 왜 창업을 하지 않는지를 물어보면 '실패할까 두려워서'라고 답하고, 중국 청년들은 '창업 아이템이 없어서'라고 답한다"면서 "우리 청년들이 마음놓고 실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순실 발 '정치 쓰나미'에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사업이 휩쓸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의 핵심사업인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좌초될 위기라고 했다. 최순실 사태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이 삭감되는 등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문화ㆍ예술ㆍ체육 분야와 전혀 별개의 분야라고 했다. 구속된 차은택씨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창조경제혁신센터에도 정치적인 '마수'가 있다는 의혹들이 나오고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 예산 투입이 줄어들거나 끊기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불안을 느낀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투자를 거두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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