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서울시는 일명 '싱크홀'로 불리는 도로함몰(동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형 동공관리등급'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적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그동안 국내에 마땅한 기준이 없어 일본 간선도로의 동공관리등급을 사용해왔다. 일본의 동공관리등급은 동공의 폭과 토피(동공 상부 지반 두께)에 따라 ▲A급(우선복구) ▲B급(우기철 이전 복구) ▲C급(일정기간 관찰 후 복구)으로 구분된다.
이에 시는 다양한 연구를 거쳐 서울의 도로 환경에 맞는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시에 따르면 일본의 등급이 동공 토피와 폭을 기준으로 했다면, 시의 새로운 기준은 도로 아스팔트 상태까지 고려했다.
서울시 동공관리등급은 도로함몰의 개연성 정도에 따라 ▲긴급복구 ▲우선복구 ▲일반복구 ▲관찰대상 등 4개 등급으로 구성된다.
'긴급복구'는 함몰 가능조건이 충족된 동공으로 확인 즉시 4시간 내 복구해야 하는 기준이다. '우선복구'는 돌발 강우 등 함몰 가능조건을 만날 경우 함몰 위험성이 높은 동공으로 신속한 조치계획을 수립 해야 하고, '일반복구'는 향후 동공이 확대돼 함몰 가능조건 충족 시 함몰될 수 있는 동공으로 우기철 이전까지 복구해야 하는 기준이다. 마지막으로 '관찰대상'은 동공 토피가 튼튼해 함몰될 위험이 없지만 일정기간 관찰 후 반복탐사 시작년도의 우기 이전까지 복구해야 하는 조건이다.
한편 시는 지난 2년간 실시한 동공탐사(총 986㎞) 및 도로함몰 발생에 대한 분석결과도 발표했다.
동공탐사로 발견된 421개의 동공을 분석한 결과, 동공은 주로 지하철 노선과 매설물이 복잡하고 굴착복구가 잦았던 도로에서 많이 발견됐다. 또, 98%의 동공이 하수관·전선 매설관 등 지하매설물 평균심도(지하 1.5m) 위쪽에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서울형 동공관리등급으로 구분하면 긴급복구 9개(2%), 우선복구 124개(29%), 일반복구 259개(62%), 관찰대상 29개(7%)로 분류된다.
또 최근 2년간 발생한 도로함몰 특징을 분석해보면 주로 우기철에 집중 발생했고, 물에 취약한 하수관 손상부와 굴착복구 반복 구간에서 전체 도로함몰의 78%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별로는 간선도로(66%), 일반도로(34%)에서 주로 발생했고 간선도로에서는 인명사고 개연성이 있는 중대형 함몰(지름 0.8m 이상)이 46%, 일반도로에서는 인명사고 사례가 없는 소형함몰이 80% 이상 발생했다.
김준기 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이번 서울형 동공관리등급 도입과 함께 2년간의 동공탐사 및 도로함몰 분석결과를 토대로 예방효과는 높이고 시민 불안은 낮춰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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