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저축은행권의 대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금융당국의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예금보험공사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최한 ‘제4회 저축은행 경영진 초청 워크숍’에서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연구위원은 “저축은행권의 전년 동기 대비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6월 말 16.7%, 지난해 말 18.6%, 지난 6월 말 22.7%로 계속 확대하는 추세”라며 “특히 개인 신용대출 비중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비중이 각각 지난 6월 기준 19.99%와 8.45%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 말 기준 1년 전에 비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50%이상 확대한 저축은행이 23개에 이르고, PF대출 증가율이 50%이상인 저축은행도 32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가계부채와 건설업 대출, PF대출 등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이 거의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업권의 건전한 발전과 리스크 관리는 금융당국의 일관된 방향 제시가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이 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에 대한 정책방향, 지역밀착형 영업 강화와 비대면 채널 강화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둘 것인지에 대해 일관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은 “대형과 중소형 저축은행에 대한 정책상의 합리적인 차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관계형 금융 강화와 비대면 채널 강화에 대해서도 업권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최근 해외에선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임직원 평가와 승진, 보수체계 등 회사 내 조직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점검하고,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직접 감독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개별 저축은행에 대한 맞춤형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하고,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기준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되 리스크가 양호한 부분에 대해선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나갈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김학건 충북대 교수는 “저축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 편중도가 증가했을 때 특히 건설업과 PF대출 등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저축은행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곽범국 예보 사장은 격려사에서 “저축은행은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자본확충을 통해 미래 손실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곽 사장을 비롯해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신진창 과장,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 등 저축은행 경영진과 외부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