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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나라 망친 왕과 의회는 어떻게 싸웠나, 영국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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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나라 망친 왕과 의회는 어떻게 싸웠나, 영국내전 영국왕 찰스1세의 초상(사진=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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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최순실사건 이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회와 버티기에 들어간 청와대의 날 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100만 촛불시위로 나타난 민의를 대변하겠다는 입장이며 청와대는 국정혼란 방지를 명분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되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있다. 다름 아닌 '영국내전'이다. 측근정치와 갖가지 실정으로 나라를 망쳤다고 평가받은 영국 왕 찰스1세(1600~1649)와 그를 퇴진시키려는 영국 의회는 3차에 걸쳐 전쟁을 벌였고 결국 찰스1세가 사형을 당하면서 일대 혼란은 수습된다. 이 시대의 역사를 영국내전, 혹은 청교도혁명이라고 칭한다.


찰스1세는 처음부터 무능한 임금은 아니었다고 한다. 신앙심이 돈독하고 엄숙한 인물로 아버지 제임스1세 시대 저속하기 그지없었던 궁정의 분위기는 위엄을 되찾았다. 즉위 직후에 앙리 4세의 딸 앙리에타 마리아와 결혼해 대외적으로도 안정적인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측근정치가 문제였다. 그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던 조지 빌리어즈(George Villiers) 버킹엄 공작의 실정이 이어졌다. 이 버킹엄 공작은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뒤마의 '삼총사(The Musketeers)'에 등장하는 그 버킹엄 공작과 동일인물이다. 엄청나게 무능했지만 임금의 총애를 한몸에 받아 찰스1세의 동성애 대상이어서 재상이 되었다는 루머까지 나돌았다.


측근 정치의 폐해는 곧 무익한 대외정책에 국고를 탕진하고 국민에게 중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이 계속 악화되자 1628년, 영국 의회는 권리청원을 제출해 이러한 실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찰스1세는 이것을 인정하기는 했지만 이듬해 의회를 해산해버리고 그 후 11년간 의회를 소집하지 않았으며 측근들을 동원해 선박세 등의 불법과세를 강요했다.


이후 1640년, 스코틀랜드에 강제로 국교(國敎)를 시행하려고 하다가 반란을 초래했다. 이 반란에 대한 처리비용에 곤경을 겪자 단기의회, 그리고 이어 장기의회를 소집했다. 의회가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자 1642년, 스스로 하원에 나가 지도급 의원 5명을 체포하려 했으며 이것이 의회와의 정면대결을 초래했다. 이로인해 영국은 본격적인 왕과 의회간의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火요일에 읽는 전쟁사]나라 망친 왕과 의회는 어떻게 싸웠나, 영국내전 올리버 크롬웰 초상(사진=두산백과)


찰스1세가 이끄는 왕당파 쪽에는 30년전쟁을 겪고 돌아온 베테랑들이 많아서 훨씬 유리했지만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전쟁의 양상은 달라졌다. 흔히 군인, 장군으로 묘사되지만 크롬웰은 영국내전 당시 전투에 참전경험이 전무한 하원의원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군사적 천재도 아니었고 전술이나 전략적 면에서 뛰어난 인물도 아니었다. 또한 대부분 민병 위주로 구성된 의회군은 전쟁전문가인 왕당파 귀족들보다 전투력이 한참 모자랐다.


하지만 크롬웰은 지극히 기본에 충실한 장수로 병력의 육성에 힘을 썼다. 체제 정비와 엄격해진 군율, 병사들의 봉급체계를 잡는 등 군기 확립에 나선 그는 자신이 키운 신식군(New Model Army)을 이끌고 각종 전투에서 승리했다.


크롬웰의 활약 속에 찰스1세가 이끄는 왕당파 군대는 1646년 네이즈비전투에서 패배했고 이듬해 찰스1세는 의회군에 항복해 유폐됐다. 그는 한때 와이트섬으로 피신가서 스코틀랜드군과 다시 통모해 다시 내전을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1649년 1월 재판결과에 따라 국민의 적으로 처형됐다. 이후 영국 내전은 최초의 시민혁명, 헌정주의 탄생의 시발점으로 기억됐다. 18세기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대혁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내전으로 인한 국정혼란은 곧 민생의 파탄으로 이어졌다. 이 전쟁동안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영국 내에서 90만명에 이르는 사람이 질병과 기아, 전쟁 통에 목숨을 잃었다. 이는 1차세계대전에서 참전한 영국과 영연방 전사자들과 맞먹는 숫자다. 국정공백의 최소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이처럼 당시 역사도 보여주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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