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 이후 12~13일 이어진 7개 대기업 총수 참고인 신분 출석
SK만 유일하게 두명 조사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검찰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재벌 총수들을 줄줄이 소환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SK그룹은 특히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12일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불려간데 이어 13일 오후에는 최태원 회장도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7개 그룹 중 유일하게 두명이 참고인 조사를 연이어 받았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령 서울중앙지검장)는 최 회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하고 있다. 전날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김창근 의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최 회장은 수감중이어서 김 의장이 대신 박 대통령과 만났다.
그때 SK그룹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최 회장의 사면이었다. 공교롭게도 최 회장은 박 대통령과 김창근 의장의 독대 후 한 달 만인 지난해 8월 14일 특별사면 됐다. 이에 따라 '독대'와 '사면'이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SK는 올해 초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통해 미르재단에 68억원을 출연했다. SK텔레콤과 SK종합화학이 각각 21억5000만원 출연, 총 111억원을 지원했다. SK는 정식 출연금 외에 최순실 측으로부터 별도의 기부 제안도 받았다. SK는 올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원의 출연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SK측은 액수가 너무 많다며 금액을 30억원으로 낮춰 역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제안이 무산된 시점은 올해 4월이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기였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7월 정부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불허했다. 결과적으로 K스포츠재단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 정부의 합병심사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13일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12일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창근 의장을 비공개 조사했다. 모두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가진 뒤 미르·케이재단에 돈을 낸 기업의 총수나 임원들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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