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경제부총리 임명 불투명…매각방안 발표 후 주가 20% 올라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우리은행 매각 본입찰을 하루 앞으로 남기고 우리은행 주변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민영화가 성공하기위해선 본입찰에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참여하느냐가 관건인데, 대내외적인 돌출변수가 자꾸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18개 예비 입찰자 가운데 한군데는 탈락했으며 2~3곳은 막판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마저 들린다.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은행 민영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됐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강력한 우군이다. 금융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우리은행의 자율경영을 확고히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천명했다.
지분 확보를 통해 우리은행 경영권(사외이사 추천권 보장)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 입장에선 우리은행이 정부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지 여부가 관건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에 대한 신뢰와 그의 정책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투자자 입장에선 안심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김병준 총리, 임종룡 부총리가 내정됐다가 김병준 총리 카드는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리더십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 리스크가 생겼다. 임 금융위원장이 내정 인사대로 부총리가 된다면 우리은행 민영화엔 더욱 힘이 생기게 되지만 현재로선 이를 확신하기 힘들다.
다음으로 가격 변수가 있다. 매각 본 입찰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적자금 관리위원회에서 정한 예정가(매각가 하한선)에 팔린다. 높게 써낸 입찰자가 여럿이면 높은 가격을 제시한 순서대로 물량을 가져가게 된다.
문제는 최근 우리은행 주가가 올랐다는 데 있다. 매각 방안이 발표된 지난 8월 22일 1만250원이었던 우리은행 주가는 현재 1만2150원(9일 종가 기준)으로 20% 이상 오른 상태다. 업계는 주당 1만2000원 수준에서 예정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서 재무적투자자(FI) 중 2~3 곳은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재무적 투자자 가운데 일부가 의사를 접었다는 소문이 있지만 남아있는 투자자의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인수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오는 11일 오후 5시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하는 본입찰을 마감하고 14일 최종 낙찰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낙찰자가 선정되면 이달 말에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 수령도완료할 계획이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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