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롯데그룹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꼽히는 최순실씨 일당에게 전방위 압박을 받았다. 롯데는 지난해 말 설립된 미르재단에 28억원, K스포츠재단에는 17억원 등 총 45억원을 출연했다. 두 재단 모두 최씨가 설립·운영에 깊숙히 관여하며 '사금고화'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특히 K스포츠재단은 올해 3월에도 롯데를 찾아와 75억원의 추가 출연을 요구했다. "한류 스포츠 체육센터를 짓어야 한다"며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직접 소진세 롯데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을 직접 찾아왔다.부담을 느낀 롯데는 기부금을 낮추지 위해 K스포츠재단과 줄다리기 협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등이 직접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동빈 회장을 독대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3개월간 버틴 롯데는 결국 K스포츠재단이 요구한 75억원 중 70억원을 입금해야 했다. 당시 롯데는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 이후 '일본 기업'이라는 여론 악화에 직면했고, 주력사업인 유통부분도 신통치 못한 실적을 올리던 시기였다. 최씨의 기부금 모금 방식이 악랄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후 K스포츠재단은 돌연 70억원을 반환했다. 롯데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기 바로 전날인 지난 6월9일 롯데 기부금 통장에 입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최씨 측에서 검찰 수사 정보를 미리 알고 돌려줬다는 의혹이 나온다. 검찰 출신인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이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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