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다음주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비선실세 최순실(60·최서연으로 개명)씨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지난주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와 필요하다면 특별검사도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대통령 발언 이후 검찰은 수사시기와 방식, 규모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다음주 중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수사 채비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8일 박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지만 이번 주가 지나면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을 ‘일모도원(日暮途遠)’으로 표현했다. 일모도원은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최근 급박하게 진행되는 검찰 수사팀의 급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범위는 크게 두 가지다. 박 대통령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기금 강제모금 과정에서 직접 재벌 총수들을 만나 압력을 행사하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통해 기업들이 돈을 내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또 이 과정을 최순실씨 등이 배후에서 활동하며 자금을 유용하거나 사적 이익을 취한 사실을 알았거나 방조했는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박 대통령은 앞서 두 차례 대국민사과 담화에서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활동’이라거나 ‘최순실씨 개인의 행동’ 등으로 선을 그어왔다.
다른 하나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청와대 인사 문건, 정부의 중요정책 결정 자료 등 기밀사항에 해당하는 문건을 받아보는데 박 대통령의 지시와 묵인이 있었냐하는 점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의 통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발견, 어느 정도 증거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한편, 검찰은 정 전 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계속 대통령을 보필해왔고, 최씨와 박 대통령을 잇는 연결고리 내지는 심부름꾼 역할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여서 대통령 수사 이전에 소환 조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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