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 대선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면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통화가치가 흔들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링깃과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1개월 내재변동성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8.9%와 7.3%를 기록했다. 1개월 내재변동성이 크면 클수록 환율의 변화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반복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막말'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필리핀 페소화조차도 1개월 내재변동성이 6%에 그쳤다. 대체 두 나라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국채의 외국인 보유 비율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국채 중 외국인 보유 비율이 지난 10년간 4배 늘어나 36%에 달하며, 인도네시아는 38%에 달한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이 비율이 10%에 그친다.
연초까지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양국의 높은 국채금리에 혹해 국채를 사들였지만, 이제 대선과 Fed의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팽배해지자 양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막시밀리언 린 싱가포르 UBS 환율전략가는 "이미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국채에 투자했다"며 "향후 통화가치가 절하될 것으로 보이면서 많은 이들이 위험회피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링깃화 가치는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루피아 가치 역시 1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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