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내년 2월 공개될 '갤럭시S8'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달 31일 특허청에 '빅스비(Bixby)'라는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국제등록)했다. '개인정보 관리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상표다.
이는 그간 삼성 모바일 제품들과는 큰 연관성이 없는 이름이나 상표에 대한 세부 설명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이동전화기·휴대용 컴퓨터·태블릿 컴퓨터용 컴퓨터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즉 음성 인식 시스템 운영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라고 돼있다. 이를 통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차세대 스마트폰 인공지능 앱의 이름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차세대 스마트폰에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디자인 차별화와 카메라 개선 등 소비자 사용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면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클라우드, 삼성페이와 함께 인공지능 도입을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바일 환경에서 서비스가 앱 중심에서 음성인식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바뀌고 있다"며 "최근 비브랩스 인수로 인공지능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6일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업체 비브랩스 인수를 공식화한 바 있다. 비브랩스는 애플의 음성인식기능 '시리(Siri)'를 개발한 핵심 인력들이 만든 업체다.
비브랩스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진화된 개방형 서비스 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자연어 인식과 머신 러닝 기능, 전략적 파트너십이 강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TV, 가전제품 등 삼성이 보유한 기기와 서비스를 인공지능 인터페이스로 연결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와 디바이스의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관련 큰 그림이 먼저 내년 2월 공개되는 갤럭시S8을 통해 첫 걸음을 내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노트7'이 조기 단종되면서 차세대 제품에서의 국면 전환을 위한 카드로 인공지능을 선택, '제대로 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폰 내 음성인식기능인 'S 보이스'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인공지능이 주도할 것"이라며 "앞서 시장에 선보인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보다 더 넓은 커버리지를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실질적으로 높여주는 형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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