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전여옥 전 의원이 1일 "친박(친박근혜)들은 (최순실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재임하던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수족 노릇을 했다.
전 의원은 이날 SBS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인터뷰에서 "친박들이 (최순실 게이트를) 국민께 보고하는 게 기본 의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친박이 이를 몰랐다고 하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보다 더 심한 얘기"라며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거론했다.
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에 대해선 '최씨를 모른다'는 해명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그 주변을 비판하는 책을 냈다가 친박계로부터 집중적으로 공격받았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나는) 국민께 보고했던 건데 그게 왜 배신인지 모르겠다"면서 "당시 친박들은 나를 매도하고 매장했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재임 시절도 거론했다. "당시 최순실씨의 남편인 정윤회씨를 보면서 (당시 박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그 두 부부가 국정을 농단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았다. 좀비같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했다"면서 "그때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국정이 매우 기이하고 괴상하고, 괴이한 형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례로 2006년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놓고 국회에서 여야 간 힘겨루기가 이뤄지던 때를 회상했다. "위급하고 긴박한 상황인데 (당시 박 대표가) 벌벌 떨고만 있었다"면서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전화 좀 해보세요'라고 했는데, 진짜로 내 말이 끝나자마자 구석에 가서 전화하더라. 그것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더라"고 증언했다.
전 전 의원은 2007년 박 대통령과 갈라선 이후에 대해 신변 위협과 활동의 제약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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