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30일 사표가 수리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K스포츠재단 정현식 전 사무총장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안 전 수석이 이른바 '대포폰'을 동원해 정 전 사무총장 측과 접촉을 시도하고 '도움을 주겠다'는 언급까지 했다는 의혹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정 전 사무총장은 30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수석이 지난 26일 대포폰으로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아내가 안 전 수석으로부터 받았다는 문자메시지를 인터뷰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한 문자메시지는 '사모님. 저는 경찰도 검찰 쪽도 기자도 아닙니다. 제가 정 총장님 도와드릴 수 있으니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신문은 앞서 24일 K스포츠재단 장모 대리가 정 전 사무총장 부인에게 '안녕하세요 사모님. 총장님께 안 (전) 수석이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요. 메모 전달드립니다. 010-○○○○-3482로 연락 원하셨습니다. 안전한 번호라고도 하셨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안 전 수석이 정 전 사무총장 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번호가 바로 이 번호라고 신문은 밝혔다.
보도대로라면 안 전 수석이 K스포츠재단 직원을 통해 정 전 사무총장과 접촉을 시도하고, 연락이 닿질 않자 이틀 뒤 직접 연락을 시도한 것이다. 정 전 사무총장 측은 이 같은 시도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 전 수석이 정 전 사무총장 부인에게 연락한 26일은 정 전 사무총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하루 전이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의 지시로 대기업들로부터 돈을 끌어모았다고 폭로했다. 보도대로라면 안 전 수석이 검찰 조사에서 불리한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정 전 사무총장을 입막음 또는 회유하려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정 전 사무총장은 27일에 이어 최씨가 비밀리에 전격 귀국한 30일에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검찰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최씨가 재단 운영과 기획을 총괄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제가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때는 (안 전 수석과) 가끔 연락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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