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검찰에 출석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전경련 직원은 물론이고 재계 전체가 "어쩌다 전경련이 이 지경까지 왔냐"며 참담해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지난 8월 어버이연합 사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은 28일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대한 의혹 관련)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말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했다.
이 부회장의 검찰 출석에 전경련 직원들은 낙담하는 분위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틀 전에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더니, 오늘은 부회장이 검찰에 소환됐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재계도 참담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이나 부회장이 재직중에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듯 싶다"며 "어쩌다 전경련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앞서 전경련은 대기업들로부터 출연금을 모아 미르재단에 486억원, K스포츠재단에 288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와 '비선 실세' 최순실씨 등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두 재단이 800억원에 가까운 출연금을 대기업으로부터 어떻게 단기간에 모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 청와대나 '최씨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지난 26일 이 부회장 집무실 등 전경련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 전경련에 대한 압수수색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전경련 부회장이 재직중 2번이나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전경련이 차명 계좌를 통해 어버이연합에 지원금을 불법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바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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