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A씨(피해자)는 가짜 우리저축은행에서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링크된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우리금융 로고를 확인한 A씨는 우리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으로 오인해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표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우리저축은행 직원이라고 소개한 B씨(사기범)로부터 금리 연 7.5%에 2000만원의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신분증, 사업자등록증 등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보냈다. 그 뒤 사기범은 대출수수료 명목으로 10만원과 대출 예치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요구했다. 피해자가 수수료와 예치금을 보내자 사기범은 이 돈을 가로챈 뒤 잠적했다.
우리저축은행은 2014년 NH농협지주에 매각돼 NH저축은행으로 바뀌었다. 또 현재 실제로 부산에서 영업 중인 우리저축은행은 우리금융지주와 무관한 저축은행으로 이번 사기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최근 가짜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고 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시중은행 로고 등을 이용해 가짜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홈페이지를 확인한 피해자들은 정상적인 저축은행인 걸로 철썩 같이 믿었다가 사기를 당했다.
금융감독원은 가짜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유행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한다고 18일 밝혔다.
사기범들은 대출 문의를 해온 피해자들에게 가짜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알려줘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또 피해자가 가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표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도록 유도했다. 그 뒤 사기범들은 피해자들이 대출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입금한 돈을 가로챘다.
우리저축은행 외에도 SC스탠다드저축은행, 보람저축은행, 대림저축은행 등 지금은 사라졌으나 과거에 실제로 존재했던 저축은행 상호명도 가져다 범행에 이용했다.
금감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해 가짜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있다. 그러나 사기범들이 회사명, 인터넷주소 등을 변경한 뒤 새로운 홈페이지를 지속적으로 개설해 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상적인 금융회사는 대출수수료, 선이자 등 어떤 명목으로도 돈을 입금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햇살론 등 정부지원대출은 금융사를 직접 방문해 대출을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방문상담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