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육군 전차전력에 비상이 걸렸다. 주력전차인 K2전차는 국산파워팩에 결함이 발생했고 K1계열 전차 성능개량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심품목은 제외되면서 전차전력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국회 국방위 소속 우상호 의원이 방위사업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실전배치되고 있는 K2전차는 2차양산 106대부터 국내 개발 파워팩을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국내개발 파워팩에서 연이은 결함이 발생했다. 이때문에 K2전력화가 2차 양산물량은 물론 3차 양산으로 예정된 118대에 대한 전력화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안에 국산파워팩의 기술력이 검증하지 못하면 해외파워팩 도입이 불가피하지만 K2전차 구매비용이 상승해 당초 생산단가 80억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에 따르면 K2 전력화가 지연되면서 전차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K1 계열전차를 성능개량하기로 했지만 이마저 미흡한 실정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013년 K1전차와 K1A1전차의 1차 성능개량을 하기로 하고 올해 3월 2차 성능개량을 위한 범위를 선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차의 핵심인 방호력과 기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엔진 항목은 제외됐다.
군안팎에서는 30년이상 사용된 엔진과 북한의 탄개발에 비해 취약해진 방호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한군은 2005년부터 '선군호'와 '천마호' 등 신형 전차를 빠르게 증강해 최전방 부대에 배치했다. 현재 북한군이 보유 중인 전차는 약 4500대로, 우리 군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북한은 우리군의 전차를 관통시킬 수 있는 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T-54전차, 선군호,천마호에 사용하는 운동탄과 화학탄은 우리 군의 K1전차와 K1A1전차를 관통시킬 수 있다. 북한의 탄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군의 전차 방탄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하지만 중량이 51톤에서 57톤으로 늘어나 전차의 속도도 느려진다. 4800시간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K1계열 전차의 엔진수명시기를 감안하면 2018년부터는 교체를 해야하기 때문에 엔진성능개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현재 장착된 엔진제어장치용 전자부품 등 일부 엔진부품의 경우 단종됐으며 단종 부품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합동참모본부는 2015년 10월 K2전차의 추가 소요를 결정하며 '국지도발과 비대칭전력 대비 우선 확보'라는 이유를 덧붙였는데 우선확보가 아닌 전력화 지연만 계속되고 있다"며 "K2 전차의 전력화 지연시 대책과 K1 계열 전차의 방호력 강화가 충분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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