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윈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는 공매도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 한미약품의 미스터리한 공매도 사건으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서 핫 이슈로 부각한 탓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쏟아지는 정무 위원들의 질타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공매도가 증권시장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지금의 공매도 제도로는 크나큰 사회적인 관심과 요구를 다 담을 수 없게 됐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임 위원장이 6일 국감에서 "공매도 공시제도를 전반적으로 분석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국감장 주요 이슈로 떠오를 만큼 공매도는 증시 혼란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증시에서 공매도 물량이 많은 종목일수록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 공매도 물량 상위 10개 종목 주가 추이를 보면 총 20개중 14개 종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서 공매도 비율 상위 10개중 6개 종목이 지난 5일 주가가 지난 1분기 말보다 하락했다. 코스피 공매도 1위인 한샘은 같은 기간 주가가 20.1%나 빠졌다.
한샘의 공매도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1878억원으로 비중은 24.0%에 달한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샘 주식 4주중 1주는 공매도 물량이라는 얘기다. 코스피 공매도 4위인 LG전자는 같은 기간 주가 하락률이 21.8%로 상위 10개 종목중 가장 많이 빠졌다. LG전자의 공매도 비중도 18.37%나 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공매도 상위 10개 중 8개 종목이 주가가 내렸다. 이오테크닉스는 주가가 44.9%나 빠졌다. 주가하락률 1위였다. 이어 휴온스글로벌(37.1%), 오스템임플란트(20.3%), 컴투스(19.2%), 카카오(13.8%) 등의 순이었다.
결국 기관들은 공매도 확대로 돈을 벌고 있는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사용하는 투자법이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할수 없다.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고자 도입된 것이 공매도 공시제도다. 개별 주식에 대한 공매도 잔액 비율(상장주식 중 공매도 잔액 수량)이 0.5% 이상이 되면, 그 내용을 공시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30일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투자자에게 정보를 주고, 불공정거래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공매도 공시 제도는 기관들의 투기적 공매도를 막는 효과가 없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일반 투자자들은 공매도 거래 3거래일 이후에야 공시 내용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들이 하락장에 베팅할때 할 수도 없는 데다 관련 정보도 기관들이 다 빠져나간 후에야 접하게 돼 결국 손해를 볼수 밖에 없다. 최근 한미약품 공매도 사태가 대표적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