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미르재단이 케이밀(K-Meal) 사업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성과를 챙기는 동안 aT와 농식품부는 미르재단의 들러리를 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르재단이 2015년11월부터 아프리카 원조사업에 쌀가공식품을 지원할 목적으로 이화여대와 함께 제품개발을 추진했다"면서 "미르재단이 기획한대로 농식품부가 2016년 2월부터 케이밀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미르재단은 2016년 2월 코리아에이드(Korea Aid) 관계부처 회의 참석, 3월 관계부처 공무원 대상 코리아에이드 아프리카 사전 답사에 aT·농식품부 공무원과 함께 다녀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5월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행사에 필요한 한식재료와 쌀가공품을 외교행낭을 통해 보냈다"며 "어떻게 국가기관 회의에 자격도 없는 민간기관이 참석할 수 있으며 음식물을 보내는데 외교행낭을 쓸 수 있느냐. 청와대가 뒤를 봐준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사업자가 선정된 아프리카 농식품 홍보 대행용역(케이밀 사업)은 미르재단과 aT, 농식품부가 제안서 작성 전부터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며 "미르재단 모팀장은 본 용역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대행사를 선정했고 대행사는 미르재단을 쌀가공식품 공급업체로 선정했다"고 꼬집었다.
또 김 의원은 "aT가 2년 이상 에꼴-페랑디에 공을 들였는데 설립한지 한 달 밖에 안 된 미르재단이 에꼴-페랑디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며 "미르재단이 aT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당시 사장이었던 김재수 장관이 청와대 눈치를 보고 정부사업을 일개 민간재단에게 넘긴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주장했다.
김한정 의원은 "청와대를 배후에 둔 미르재단이 정부기관인 aT와 농식품부를 제멋대로 좌지우지했다는 확신이 든다"며 "명백한 국정농단이며 청와대를 등에 업고 ‘비선재단’, ‘문고리재단’ 역할을 한 미르재단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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