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오리온 등 빅4, 영업익·당기순익 큰 폭 감소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올해 상반기 가격 인상을 단행한 제과업체들이 일제히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장기불황은 물론 출산률 감소로 인한 과자 소비층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질소 과자' 논란으로 인해 나빠진 소비자 인식이 올해 제과업체들의 도미노 가격인상으로 인해 반감이 더욱 커진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 오리온 ,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등 제과업계 빅4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34억원, 6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5%, 34.0%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업계 1위 롯데제과의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1조81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084억원)대비 2.5% 감소,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11.35% 줄어들었다.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국내 빙과시장의 부진과 카자흐스탄 현지기업인 라하트사의 매출이 해당국의 변동환율제(외환의 수급상태에 따라 자유로이 환율을 변동시켜 국제수지의 조정을 기하려는 제도) 도입으로 매출에 덜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롯데제과 측은 설명했다.
오리온은 매출 1조15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68억원으로 4.86% 감소했다. 과자값을 인상하지 않았지만 지난 1월 설비 과열로 발생한 이천공장화재가 기타비용으로 연결돼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크라운제과는 상반기 매출이 6010억원으로 0.38% 감소,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무려 30.0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태제과는 매출 3964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아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과자 수요가 매년 줄고 있고 수입과자 및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과자 득세, 커피전문점 등 외식업계의 다양한 대체 상품 출시 등을 실적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최근 5년간 과자 수입량이 88.6% 급증했다. 또 편의점에서 파는 PB상품 비중도 35%를 넘어섰다.
관련업계에서는 과도한 할인행사로 인해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하소연한다.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광고비 등이 더해지면서 영업이익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입과자의 인기도 국내 제과업체들에게는 경계대상이다. 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된 과자류는 지난해 12만1000t으로 2005년 6만6000t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규모도 지난해 4억8678만달러로 2012년 이후 4년 만에 38.56% 신장했다. 대형마트 기준 매출도 전년 동기 평균 23% 가량 올랐다.
소비자 불신과 수입과자 득세 등으로 수세에 몰린 국내 제과업체들은 가격보다 품질에서 우위에 서야한다고 말하면서도 적극적인 투자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제과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규모는 0.05%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과업체들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시장 자체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해외진출, 대박상품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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